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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대통령에 쓴소리 하는 ‘레드팀’ 만들어 민심 그대로 전달” [與 당권주자 인터뷰 ①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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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내 구성… 대국민 공개 모집

비윤·반윤·민주당 지지자도 참여 가능

尹 소통 부족 이미지 측근·여당 책임 커

야단 맞더라도 끝장 토론 하는 게 헌신

특검 공약 한동훈, 尹 탄핵 찬성하는 것

집권당 아니라 군소 정당도 못 이끌어

‘룡명대전 시즌2’로 이재명 공략할 것”

국민의힘 원희룡 당대표 후보는 3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당대표 취임 100일 안에 정부와 대통령실에 쓴소리해온 사람과 각계각층 인사로 ‘레드팀’을 구성해 날것 그대로의 민심을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원 후보는 레드팀의 대국민 공개 모집도 검토하고 있다며, 비윤(비윤석열)계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에게도 참여 공간을 열어놓겠다고 했다. 원 후보는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 발의를 공약한 한동훈 당대표 후보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이런 식으로는 집권여당이 아니라 군소 정당도 이끌 수 없다”고 몰아세웠다.

세계일보

“당정 공멸 막겠다” 국민의힘 원희룡 당대표 후보가 3일 서울∼오송 구간 KTX 열차 객실 간 통로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서울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원 후보는 “당정의 공멸을 막겠다”며 “‘민생경제비상회의’를 당 주도로 열고, ‘레드팀’ 운영을 통해 생산적인 당정관계를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제원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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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서울에서 오송으로 향하는 KTX 열차 객실 간 통로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통령에게 쓴소리하는 ‘레드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레드팀을 공개 모집해 국민도 참여할 수 있게 해볼까 한다. 대통령은 ‘내 마음’을 알아주는 모든 국민의 대표여야 하지 않나. 당대표 취임 100일 안에 당내 인사와 언론계, 각 분야 전문가 등으로 레드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대통령과의 논의 결과를 대국민 토론 등과 같은 방식으로 국민께 정기적으로 보고할 생각이다.”

―비윤, 반윤(반윤석열) 인사, 민주당 지지자도 레드팀에 들어갈 수 있나.

“당연하다. 가장 쓴소리, 민주당의 소리도 들어야 한다. 대신 우리가 만든 대통령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레드팀을 빙자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부분들에 대해선 제가 레드팀장을 맡아 노련한 경험으로 잘 걸러 듣고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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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해왔나.

“가감 없이 의견을 내고 결론에 승복해왔다. 국토교통부 장관 시절 건설노조의 불법 행위에 대응할 때, 괜히 건드렸다가 끝을 못 맺으면 시끄럽기만 하고 정권이 곤란해진다는 반대 의견이 많았지만, 대통령을 설득해 밀고 나갔다. 대선 캠프 때는 대통령과 언성을 살짝 높이며 토론했던 적도 여러 번 있다. 이런 관계가 쌓여 있기 때문에 신뢰가 없는 사람보다 제가 낫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에게 불통 이미지가 있는데.

“대통령이 소통이 부족하다는 이미지가 있다면 첫 번째로는 측근과 보좌진, 두 번째로는 여당의 책임이 크다. 대통령이 가장 좋은 안으로 결론 낼 수 있도록 한 번 야단 맞으면 두 번 찾아가고, 두 번 야단 맞으면 세 번 찾아가 도끼 들고 상소하는 마음으로 끝장 토론하는 게 진정한 헌신이다. 그렇게 해보지도 않고 국민에게 대통령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참모와 정부위원, 여당 의원은 뒤로 빠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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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친윤석열)계의 지원을 받는 ‘친윤 후보’라는 시각이 있다.

“저는 대선 경선 때 반윤이었지만 결과에 승복하고 창윤(創尹·윤석열 정권을 함께 만들었다)이 된 사람이다. 정권을 공동 창업하는 책임감은 좋은 일이나 궂은일이나 항상 함께하겠다는 혼인 서약과 같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과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공동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지, 저에게 무슨 친윤이라는 얄팍한 딱지를 씌우느냐. 저를 지원하는 사람들에는 친윤, 비윤, 반윤이 다 있다.”

―한 후보에게 채 상병 특검 입장 철회를 요구했는데.

“탄핵 유도제인 특검에 찬성하는 것은, 어떤 대안을 내놓아도 탄핵에 찬성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민주당의 특검 공세 목적은 진실 규명이 아니라, 중대 범죄혐의자인 이재명 전 대표의 재판 전에 조기 대선을 치르겠다는 것이다. 한 후보가 여기에 끌려가는 것을 순진하다고 해야 하나, 어리석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경륜이 필요한 것이다.”

세계일보

―친윤계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중심으로 한 후보에게 반발하는 분위기가 있다.

“한 후보가 자초했다. 국민의힘은 채 상병 특검을 당론으로 반대한다. 자신의 복안이 있더라도 당내 논의를 거치고, 그 과정에서의 갈등을 관리하며 단체 의견으로 만드는 게 리더십의 핵심이다. 이를 생략하고 ‘내가 옳다’며 반대 의견을 말싸움으로 이기려는 식으로는 집권여당이 아니라 군소 정당도 못 이끈다.”

―총선 참패의 최대 원인은.

“민심은 어려운 민생과 윤 정부 심판을 이야기하는데 ‘이조(이재명·조국)심판’이라는 잘못된 길을 택했기 때문이다. 여당으로서 치르는 선거인 만큼, 어려운 민생에 대한 반성과 대안을 충분히 말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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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회복이 차기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인데.

“국민 삶을 철저히 챙길 것이다. ‘민생경제비상회의’를 당 주도로 열고 금리 인하, 물가안정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지난 총선 때 이 전 대표와 맞붙으며 터득한 ‘이재명 공략법’이 있다면.

“이 전 대표가 숨기고 있는 범죄 혐의들을 저만큼 잘 알고, 국민께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없다. 이 전 대표에 대한 사법적 결론이 신속히 나게 할 수 있는 복안이 있다. 당대표의 이름으로 ‘룡명대전 시즌2’를 시작하겠다.”

청주=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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