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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佛경제학자 피케티 “마크롱 총선 패배는 좌파 악마화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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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 저자 피케티 CNBC 인터뷰

"마크롱, 자신 대통령 만들어준 좌파 무시하고 악마화"

"협력 시도조차 안해…중도만을 위한 정책들이 패인"

"좌파·우파 모두 맞서면 오랜 통치 힘들다는 교훈 시사"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가장 큰 실수는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좌파를 ‘악마화’ 하려 했다는 것이다.”

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의 저자로 유명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는 2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조기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이 압승을 거두고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우파 르네상스당 연합(앙상블)이 참패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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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몽트뢰유 광장에서 열린 좌파 정당 신민중전선(NFP)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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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크롱 대통령은 좌파가 없었다면 결코 대통령에 당선될 수 없었다. 2022년은 물론 2017년 대선에서도 (당시 RN 대표였던) 마린 르펜에 반대하는 좌파가 마크롱 대통령에게 투표한 덕분에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케티 교수는 “하지만 그는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좌파를 무시하고 함께 무언가를 해보려고 시도한 적이 없다”며 “내가 우려하는 건 현 정부가 최근 몇 주, 며칠, 몇 달 동안 좌파를 악마화하려 했다는 것이다. 복지 삭감, 국가연금 수령 연령 인상, 시위 진압과 같은 마크롱의 많은 정책들은 좌파 유권자들을 소외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피케티 교수는 “프랑스엔 극우, 중도 경제 블록, 좌파라는 세 가지 주요 투표 집단이 있다. 그런데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당은 그동안 경제 엘리트가 밀집된 아주 호사스러운 지역에서만 표를 얻었다”며 “그들은 (자신들을 지지하는) 블록의 (입맛에) 맞춰야만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좁은 유권자 기반으로는 오랫동안 나라를 통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기총선은 다른 나라에서도 적용되는 크나큰 교훈이 있다.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를 결집하고 세계화의 승자들을 한데 모아봤자 좌파와 우파 모두에 맞서 나라를 다스리는 건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앙상블이 좌파와 힘을 합쳐 RN을 견제하긴 커녕, 좌파를 대표하는 신민중전선(NFP)마저 깎아내리면서 RN의 득세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CNBC는 “7년 동안 프랑스를 집권해 온 마크롱 대통령은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지며 시험대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도박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며 “1차 투표에서 33%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RN이 2차 투표에서도 절대 다수를 차지하면 마크롱 대통령의 권력은 심각하게 약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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