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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美전문가들 “삐라 대신 ‘오물풍선’ 보내는 北…파산 인정한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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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지난달 서울 서초구에서 발견된 대남 오물풍선 내용물.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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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과거의 체제 선전 전단지 대신 최근 ‘오물풍선’을 살포하고 있는 것이 되려 북한 체제의 ‘파산’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다만 앞으로 풍선 내에 다른 화학 물질을 주입할 수도 있는 만큼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라고 우려를 표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 앤디 림 연구원은 2일(현지 시간) 발표한 ‘쓰레기, 풍선, 한국 통일 가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남한보다 경제사정이 나았던 과거에는 대남 체제 선전 전단지(‘삐라’)를 날려보내던 북한이 이제는 ‘쓰레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제 남한에서 북한 체제가 우스꽝스럽게 여겨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는 것”이라 평가했다. 5월부터 이어진 오물풍선 테러가 오히려 북한 체제의 취약성을 자인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오물풍선 테러가 남한에 대한 북한의 디커플링(관계 단절) 정책의 연장선상이라고도 설명했다. 2020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올해는 아예 남북관계를 ‘전쟁 중인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것처럼 적대적 표현 방식 중 하나란 얘기다.

여기에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가 ‘대북전단 금지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후 탈북민단체가 다시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있는 데 대한 보복의 의도도 깔려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들 전문가는 그렇다고 해서 최근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국제연구소 연구원이나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 명예교수가 주장한 것처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쟁을 결심한 것은 아닐 거라고 봤다했다. 김 위원장이 진짜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탄약을 모두 러시아에 팔았을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이어 보고서는 “역사적으로 북한은 전쟁 준비 과정에서 ‘교란작전’을 써왔다”며 “만약 실제 전쟁이 임박했다면 남한과 대놓고 디커플링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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