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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은행들 가계대출금리 다시 ‘줄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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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주담대’ 1주일만에 사라져

국민銀 가산금리 0.13% 올려

하나銀 우대금리폭 0.2%P 축소

헤럴드경제

“주담대 결국 빨간 불 켜졌네요...”(대출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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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 2% 수준까지 내렸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일주일을 못버티고 다시 오르고 있다. 가계대출 잔액이 급증하고, 금융당국의 대출총량 관리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은행들이 속속 금리를 올려 속도조절에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대출금리가 약 3년만에 최저 2%대로 내렸던 건 은행채 금리가 2년 내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거스르고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시장 혼란이 예상된다.

▶겨우 금리하단 2%로 내려왔는데...대출금리 다시 ‘줄인상’=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가계 주택담보대출의 우대금리 폭을 0.2%포인트 축소했다. 국민은행은 전날 가계 부동산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이날부터 0.13%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대출금리는 통상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뺀 값인데, 우대금리를 줄이거나 가산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는 그만큼 더 상승한다.

국민은행의 혼합형(주기형) 금리 하단은 지난 주 2.99%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이번 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신잔액코픽스 기준 변동금리의 경우 3.65~5.05%에서 3.78~5.18%로, 혼합형 금리는 3.00~4.40%에서 3.13~4.53%로 높아졌다.

두 은행은 최근 낮아진 은행 금리로 주담대를 받는 이들이 늘어나자, 이를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가계대출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감면금리를 축소 조정했다”고 했으며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한 금리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과 함께 금리 최하단을 2%대로 제공하고 있던 신한은행도 가계대출 증가 추이를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출 실수요자 중심으로 지원하는 걸 원칙으로, 부동산 시장 수요에 대응하면서 탄력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며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금리, 한도 등도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진 게 없고 검토중”이라고 했으며, 농협은행 관계자 역시 “금리는 수요조절을 하면서 인상 또는 인하를 계속 진행 중”이라며 “지금 당장은 언제부터 인상되는 지 계획이 나온 건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단행, 혹은 검토중인 이유는 주담대 잔액이 불어나면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방학을 앞두고 이사하는 가구가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에 더해, 집값이 다시 살아나는 등 주택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한 달만에 5조8000억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국이 대출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되기 전,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6월 중순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은 두 달 연기됐지만, 더 높은 한도로 대출을 받으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가계대출 관리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전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임원회의에서 “하반기 시장의 기대감이 금리인하, 주택가격 회복 등 한쪽으로 쏠려있는 상황에서 예상과 다른 조그만 이벤트에도 큰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큰 만큼 금감원 전체 부서가 경각심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며 가계부채에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은행채는 떨어지는데 대출금리는 오른다?...시장 ‘혼란’ 예상도=문제는 은행들의 금리 인상 행렬이 현실화될 시, 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은행의 고정형 금리가 낮아졌던 이유는 실제 해당 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은행채 금리가 2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인데, 당국의 정책기조에 따라 대출금리가 또 뒤바뀌면 시장에 불안감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전날 기준 3.446으로, 2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은행들은 은행채 5년물 금리 변동을 주기적으로 주담대 혼합형·주기형 금리에 반영하는데, 이 금리가 떨어지니 자연스레 대출금리도 인하된 것이다.

한편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 구간은 2.93~5.76%에 해당한다. 아직까진 금리 하단이 2%대로 유지된 곳이 있어,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가 많이 하락한 데 대해 긴장감을 가지고 보고 있다”며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계절적 요인이 있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커지는 시기이고, 금리인하 효과·계절적 요인 고려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면밀히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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