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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배달 경쟁 치열한데"...이국환 배민 대표 사임, DH 압력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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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새 대표 선임...임시 대표 반데피트 이사
모기업 DH와 불화 및 수익성 압력 있었을 듯

머니투데이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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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이국환 대표가 깜짝 사임했다. 회사 측은 "일신상의 사유"라고 설명하지만, 갈등을 빚고 있는 독일 모기업 'DH'(딜리버리히어로)의 입김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자진 사퇴' 혹은 '경질'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배달 업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 같은 '리더십 부재'는 우아한형제들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은 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피터얀 반데피트 사내이사(국적 벨기에)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 회사는 내달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현재 내정 상태인 차기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의 사임 이유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일신상의 사유다. 이 외에 더 알려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김봉진 창업자의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꼽힌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 출신인 그는 2017년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해 사업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3월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배민1 등 푸드딜리버리 사업과 B마트, 배민스토어 등 배달커머스 사업을 만들며 우아한형제들을 성장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취임 1년 4개월 만에 이 전 대표의 갑작스런 사임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 일각에선 DH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가 배당금 등의 문제로 DH와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져서다. 이에 '경질설'도 나온다. DH가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99.1%를 보유중이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4월 DH에 중간배당으로 4127억3205만원을 지급했다. 2019년 12월 인수금액이 4조7500억원에 달하는 터라 부지런히 배당을 챙겨야 하는 입장이지만, 매출을 내는 족족 모기업에 배당금을 지급해야 하는 우아한형제들 입장에선 뼈 아프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매출 3조4155억원, 영업이익 6999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 대비 각각 15.9%, 65.0% 증가했다.

최근 배달 업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 이 전 대표의 사임이 적절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월 '무료 배달'을 선언하며 배달 경쟁 포문을 연 쿠팡이츠는 배민을 무섭게 추격하며 '배민 위기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점유율과 이용자 수 측면에서 배민이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쿠팡이츠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마냥 넋 놓고 있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쿠팡이츠는 지난 1월 21일 DAU에서 요기요를 제치고 론칭 후 처음 배달 앱 순위 2위에 올랐다. 기존 배민, 요기요 '2강 체제'를 비집고 들어가 배민까지 추격하는 양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료 배달, 배달 멤버십 출시, 무료포장 등 배달 업계 경쟁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데, 대표 공백으로 배민의 성장 동력이 꺾이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다"며 "특히 업계에선 이 전 대표의 사업성과 인사이트만큼은 인정하는 분위기였는데, 차기 대표가 누구냐에 따라 향후 배민의 분위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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