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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윤상현 "한동훈, 당권 아닌 대권게임 해…난 尹에 수시로 직언" [여당 당권주자 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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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일 서울 강서구 ASSA 빌딩에서 열린 비전발표회를 마친 뒤 차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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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윤상현 의원이 2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당 재건의 출발점인 전당대회가 대권 놀이터로 전락해선 안 된다”며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총선 싸움에서 진 한동훈·원희룡 후보가 대표가 되면 당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를 겨냥해 “당권 경쟁이 아닌 대권 게임을 하고 있다”고 한 그는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돼 미래 권력과 현재 권력(윤석열 대통령)이 충돌하면 당은 걷잡을 수 없게 분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4·10 총선 당시 외롭게 ‘수도권 위기론’을 외쳤지만, 당이 침묵했고 결과는 궤멸적 패배였다”며 “넓게는 당을 ‘창조적 파괴’ 수준으로 혁신하고, 좁게는 나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절박한 심정에서 출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인천 동-미추홀을에서 5선 고지를 밟은 윤 후보는 지역구 관리를 잘하기로 정평 나 있다. 전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이날, 서울 마곡동에서 열린 당 대표 비전 발표회를 마친 윤 후보가 건물을 나서자 우산을 쓰고 기다리던 지역구 주민들이 다가와 “윤상현 힘내라”고 외쳤다. 윤 후보는 “다른 후보 팬덤보다 규모는 작아도 유대 관계는 더 끈끈하다”고 했다. 인터뷰는 국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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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일 서울 강서구 ASSA 빌딩에서 열린 비전발표회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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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A : “4월 총선은 예견된 참패였다. 당시 홀로 위기를 외쳤지만, 당에선 비겁한 침묵이 이어졌다. ‘공동묘지의 평화’ 같은 무기력한 상태가 이어지면 차기 대선이나 4년 뒤 총선도 힘들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나섰다.”

Q : 170석 민주당은 어떻게 상대할 건가

A : “무도한 행태를 보이는 야당이지만, 이인삼각으로 묶인 국정 파트너이기도 하다. 여당 대표가 되면 야당과 싸울 땐 맹렬하게 싸워도, 한편으론 윤 대통령과 이재명 전 대표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주선하는 등 국정을 최우선으로 두겠다.”

Q : 다른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은데

A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당원권을 정지당하고 두 번이나 공천 탈락해 무소속 출마하면서 중앙 정치 무대와 오랫동안 멀어졌다. 인지도가 낮다는 것을 인정한다. 남은 3주를 나를 제대로 알릴 기회로 삼겠다.”

윤 후보는 과거 친박계 핵심으로 권부(權府)의 중심에 섰다. 그는 최근 윤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신뢰 관계를 강조하면서 한 후보를 비판했다. ‘절윤(絶尹, 윤 대통령과의 절연), 배신’이라는 표현도 썼다.

Q :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관계 단절을 거론했다

A : “총선 직전 의정 갈등이 불붙었는데, 선거 때이니만큼 대통령실이 아닌 여당이 전면에 나서서 갈등을 진화해야 했다. 당은 아무 역할을 못 하고 대통령과 정부가 대응하더라. ‘윤 대통령과 (비대위원장인) 한 후보가 전혀 소통이 안 되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Q : 지금도 단절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나

A : “한 후보가 내건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은 자신과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차별화하는 카드다. 그걸 보면서 '이분은 당권 경쟁이 아니라 대권 게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검법을 띄우고 싶었다면, 먼저 당원과 대통령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 후폭풍보단 대권 그림을 더 중시한 것 아닌가.”

Q : 윤 후보는 대통령과 신뢰 관계가 두텁나

A : “수시로 문자를 하고, 통화도 한다. 대통령이 불편할 수 있는 쓴소리도 가감 없이 전달했다. 이준석 대표 시절 ‘이준석 내치면 안 된다’는 직언도 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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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일 서울 강서구 ASSA 빌딩에서 열린 비전발표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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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와 원 후보를 향해 “두 사람이 대표가 되면 당과 대통령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대립각을 세운 윤 후보지만 나경원 후보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았다. “나와 나경원 중에서 당 대표가 나와야 한다”(지난달 30일)면서다.

다른 후보와 연대할 수 있나

“연대나 단일화를 거론하는 건 당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비전과 정책을 가지고 대결하기 위해 전당대회에 나왔지, 특정 후보와 연대하려고 나온 것이 아니다.”

인터뷰 도중 윤 후보의 휴대전화에 한 후보가 보낸 문자 메시지가 왔다. “비전 발표 정말 멋졌습니다. 항상 건강 잘 챙기십시오”라는 내용이었다. 윤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한 후보와 경쟁하면서 때로는 강한 비판도 하지만, 개인적 감정은 전혀 없다”며 “한 후보와도 수시로 편하게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당권 경쟁이 과열되는 것을 우려했다.

“나도 한때 권력 핵심에서 줄도 세워보고, 호령도 해봤다. 정말 허망한 짓이었다. 친박이니 비박이니 줄 세우기를 했다가 보수가 무너졌다. 지금도 친한이니 친윤이니 다투면서 각 진영에서 대리전을 벌이고, 감정싸움을 하는데 우려스럽다. 그렇게 생긴 앙금, 쉽게 안 없어진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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