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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일본 삼촌팬까지 심쿵했다…뉴진스 하니의 이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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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뉴진스 하니가 지난달 도쿄돔에서 열린 팬 미팅에서 ‘영원한 아이돌’로 불리는 일본 마츠다 세이코(아래 사진)의 노래 ‘푸른 산호초’를 부르는 모습. 1980년 발표된 곡이다. [사진 어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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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가 단 3분으로 40년 전의 일본을 끌어왔다.”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지난달 26~2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팬미팅 ‘2024 버니즈 캠프’에서 꾸민 솔로 무대 ‘푸른 산호초(青い珊瑚礁)’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이 직캠 영상은 나흘 만에 330만뷰를 돌파했다.

일본 오리콘 뉴스는 “대세 한국 아이돌이 1980년대 일본 노래를 청량하게 부르고 환한 미소를 띠며 객석을 감미로운 분위기로 만들었다”며 “노래가 끝난 후에도 도쿄돔에는 충격의 여운이 계속되고 환희로 가득 찼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80년대 아이돌의 에너지가 지금 시대에 되살아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보도했다.

‘푸른 산호초’는 일본에서 ‘영원한 아이돌’로 불리는 마츠다 세이코(松田聖子)가 1980년 발표한 곡이다. 버블경제 붕괴 전 일본의 풍요로웠던 시절을 환기하는 명곡으로 꼽힌다. 국내에는 ‘오겡끼데스까(お元気ですか, 잘 지내시나요?)’라는 명대사로 유명한 일본 영화 ‘러브레터’에 나온 노래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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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다 세이코. [사진 오리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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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는 팬미팅에서 당시의 마츠다 세이코를 재현했다. ‘세이코 컷’이라 불리는 단발머리에 스트라이프 상의와 발목까지 오는 하늘하늘한 스커트를 입었고, 순수한 웃음과 청아한 음색으로 일본어 가사를 소화했다. 베트남·호주 국적의 K팝 가수인 하니는 마츠다 세이코의 과거 영상을 여러 번 보면서 그때의 감성을 담으려 노력했다는 전언이다. 현지 음악 전문 매체 ‘나탈리’는 “마린 룩에 단발머리를 한 하니 모습은 ‘쇼와(1926~1989년 일본의 연호)의 아이돌’ 모습 그대로였다”고 호평했다.

이런 하니의 무대에 일본 국민 아이돌의 추억을 떠올린 중장년층부터 뉴진스의 Y2K 감성을 따르는 MZ세대까지 들썩였다. 공연에서 좀처럼 큰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일본 팬들이 도쿄돔이 떠나갈 듯 환호하는 장면과 일본 현대 미술의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가 하니의 무대를 보며 흥에 겨워 춤을 따라 하는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도쿄 한복판 음반가게인 시부야 타워레코드에는 뉴진스 CD 옆에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 음반이 놓였다. 뉴진스의 막내 혜인이 솔로 무대를 꾸민 다케우치 마리야(竹?まりや)의 ‘플라스틱 러브’(1985) 음반도 함께 전시됐다. 하니와 혜인은 6일 일본 니혼TV의 생방송 ‘더 뮤직데이 2024’에 출연해, 각각 ‘푸른 산호초’와 ‘플라스틱 러브’를 다시 부를 예정이다.

덩달아 국내에서도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 일간 828위였던 이 노래는 이틀 만에 일간 253위까지 순위가 급등했다.

오광수 대중음악평론가는 칼럼에서 “하니는 마츠다 세이코가 시계를 돌려서 무대에 올라온 듯 헤어스타일과 의상, 제스처와 창법까지 재현했다”며 “이 영악한 신예그룹(뉴진스)은 10대뿐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얻어보겠다는 야심을 펼쳐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략은 일단 성공한 듯 보인다”며 “벌써부터 삼촌 팬들이 움직인다는 소식”이라고 전했다.

하수영·황지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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