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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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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최전방서 자주포 140발… ‘9·19 족쇄’ 완전히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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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육상서도 실사격 훈련

조선일보

지난달 26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연평도의 한 해병대 포 사격훈련장에서 K-9 자주포가 포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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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2일 휴전선 인근 최전방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등 실사격 훈련을 했다. 2018년 9·19 남북 군사 합의로 전방 지역 사격 훈련이 금지된 이후 6년 만에 훈련을 재개한 것이다.

이날 오전 사격 훈련이 실시된 경기도 연천 일대 최전방 사격장에선 장맛비를 머금은 짙은 먹구름 아래서 K-9 자주포가 화염을 내뿜었다. 1시간 동안 K-9 자주포 6문에서 발사된 포탄 90여 발은 18㎞ 떨어진 표적에 명중했다. 강원도 화천 지역 사격장에선 K-105A1 차륜형 자주포가 40여 발을 발사하는 등 군은 이날 총 140여 발을 발사하는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9·19 군사 합의로 금지됐던 최전방 군사분계선 일대 사격 훈련이 정상화된 것이다. 북한의 군사 합의 위반과 탄도미사일 등 각종 도발이 이어진 데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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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백형선


정부는 지난달 4일 9·19 군사 합의의 효력을 전면 정지했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 대남 오물 풍선 살포, GPS 교란 등 연쇄 복합 도발에 나서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26일에는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 도서 일대에서 K-9 자주포, 다연장 로켓 천무, 스파이크 미사일 등을 동원한 사격 훈련을 했다. 군사 합의에 따라 중지됐던 해상 완충 구역 내 사격 훈련을 재개하면서 총 290여 발을 발사했다. 해상에 이어 이날 육상 전방 지역에서도 실사격 훈련이 재개되면서 한국군의 군사적 대응 역량을 위축시켜온 9·19 합의 족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9·19 군사 합의에 따른 제약으로 우리 군 전방 포병 부대는 후방으로 수십㎞ 이상 이동해 사격 훈련을 해왔다. 해병대는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 등을 화물선에 실어 수백㎞ 떨어진 육지로 운반해 사격 훈련을 해야 했다.

이에 군이 실제 관할하는 작전 지역에서 포사격 훈련을 해야 실전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육군 관계자는 “9·19 합의 전부 효력 정지 이후 첫 지상 사격 훈련”이라며 “적 도발 시 대응 능력 및 화력 대비 태세 강화에 중점을 두고 시행했다”고 밝혔다. 경기 연천 지역 사격장은 2017년 조성된 후 1년 정도 활용되다가 실사격 훈련이 불가능해져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는데 다시 쓰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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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백형선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군이 더 실전적인 교육과 훈련을 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부대별로 사격 일정을 잡아서 진행할 것”이라며 “여단급 이상 부대의 기동훈련도 계획대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최전방 지역에서 포사격 훈련은 물론 기동 부대 훈련도 정례적으로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9·19 군사 합의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여단급 이상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도 금지했었다.

이날 실사격 훈련에 투입된 K-105A1 차륜형 자주포는 105㎜ 포탄을 사용한다. 군은 105㎜ 포탄 재고를 300만발 정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포탄이 부족한 우크라이나가 수입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 소식통은 “북·러가 밀착하는 가운데 상황에 따라서는 105㎜ 포탄을 수출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담겼을 수 있다”고 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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