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도광산 내부 모습. 사진 서경덕 교수 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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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당국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일본 언론에 나온 조선인 노동자 위령시설 설치는 일본 내에서 나오고 있는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양국 정부 간 협의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이 합의되거나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0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한국 측이 조선인에 특화된 위령 시설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의 권고로 관련 내용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코모스가 일제강점기 시기가 빠진 데 대해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설명·전시 계획을 세우고 이에 맞게 시설·설비 등을 갖추라”고 같은 달 6일 보류 권고를 내려 이 같은 내용으로 양국 간 물밑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일은 같은 달 28일 도쿄에서 열린 양국 차관전략대화에서도 사도 광산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체 역사가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일본 측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일본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협의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마이니치 신문은 일부 자민당 내 보수세력에서 이런 움직임에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양보하려 한다면 보수파가 한꺼번에 반대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하기 위해 자민당 의원 표를 많이 확보해야 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입장이 곤혹스러워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최종 등재 확정은 오는 21~31일 인도에서 개최되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된다. 등재 결정은 21개 위원국 중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성립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반대 없는 전원 합의로 결정하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한국도 위원국인데, 정부는 일본이 강제노역 역사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반대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근평·박현주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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