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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올해 인천 빌라 4곳 중 3곳 '역전세'…"비아파트 반환보증 가입 범위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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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5월 인천 빌라 75% 하락거래…경기 빌라도 55% 역전세

전세보증 가입기준 공시가 126% 강화에…"전세보증금 반환 여건 악화"

아주경제

주택가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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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기와 인천 일대 빌라(연립·다세대) 전세 시장에서 기존 계약보다 전세보증금이 하락한 ‘역전세’ 거래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의 경우 전세 거래 4건 중 3건이 역전세였다.

정부가 무자본 갭투자 등을 막기 위해 ‘공시가 126% 룰’을 도입했으나 비아파트 시장에서 역전세가 심화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일 아주경제가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의뢰해 2022년 1~5월 경기·인천에서 이뤄진 빌라 전세거래 중 올해 같은 기간 동일 주소지와 면적에서 거래가 발생한 4720건을 분석한 결과, 59.3%인 2800건이 기존 전세 보증금 대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천의 경우 전체 거래(1018건) 중 하락거래가 766건을 기록해 역전세 거래 비중이 75%에 달했다. 경기 지역의 경우 전세 거래 3702건 중 하락거래가 55%(2034건)에 이르렀다. .

이로 인해 전세 보증금은 인천이 기존 계약 대비 평균 1580만원(14.8%), 경기는 1214만원(7.2%) 낮아졌다. 인천에서 역전세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동일 주소지 거래가 1건에 불과한 옹진군을 제외하면 서구(79%)였으며, 경기는 과천(89%), 김포(81%) 등의 순이었다.

역전세가 늘어난 데는 ‘126% 룰’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정부는 전세사기 확대를 막는다는 취지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당초 공시가격 150%에서 126%로 낮췄다. 그러나 공시지가 하락과 보증범위 축소로 기존 반환 전세금보다 낮은 금액이 임차인 보증보험의 가입 대상이 되면서 빌라 소유주들이 기존 대비 전세가격을 낮춰 거래하는 역전세 빌라가 늘어난 것이다.
◆올해 1~5월 빌라 보증사고액 8500억 육박..."보증범위 확대 검토해야"

여기에 수도권 내 빌라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상승해 비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깡통전세' 대란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 빌라 전세가율은 올해 1월 67.1%에서 5월 69.3%, 인천은 같은 기간 67.1%에서 77.4%로 상승했다.

올해 깡통주택의 전세보증금 미반환 보증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기준 부채 비율이 90%를 넘는 연립·다세대 주택의 보증사고 건수는 4106건으로, 사고 금액만 8472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는 집주인이 공시가격을 두고 HUG에 이의를 신청해 수용될 경우에 한해 감정평가 방식으로 집값을 산정하도록 했지만, 여전히 126% 룰은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거안정연대와 주택임대인협회 등은 사실상 실효성이 전혀 없는 보완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전세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추가적인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에 대한 인위적 개입은 배제돼야 하지만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보증 기관의 손실을 막을 수 있는 선에서 비아파트 보증보험 가입요건에 대한 완화를 논의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국회도 정부가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서를 지난달 발간하기도 했다.

장경석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입법조사관은 "소위 126% 룰이 지난해 갑자기 도입돼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임대인이 기존 전세반환금을 마련하기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임차인의 주거 비용도 상승하는 의도치 않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행 공시가격의 126% 기준을 135%로 조정해 반환보증의 가입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 조사관은 "정부가 지난해 마련한 역전세 대출을 통해 보증사고를 억제한 효과도 분명히 있다"며 "이달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역전세 대출 프로그램의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우주성 기자 wjs8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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