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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승진한 은행원·상 받은 공무원…좋은 날 덮친 '죽음의 역주행'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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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한 날', '상복 터진 날'

직장인들에게 더없이 기분 좋은 날이지만, 어제 서울 한복판에서 발생한 역주행 사고는 이런 직장인의 기쁨을 앗아갔습니다.

게다가 희생자 9명은 30대에서 50대의 남성으로, 사회에서는 허리를 담당하고 가정에서는 가장의 역할을 할 나이였습니다. 날벼락과 같은 한밤중 사고로 수많은 사람이 오열하고 있습니다.

악몽으로 변한 승진 축하 자리



경찰 발표와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해 어젯(1일)밤 상황을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어제 모 시중은행에서 인사 발령이 났습니다. 본점에 근무하는 42살 박 모 씨는 승진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실제 발령일은 7월 4일이고, 새 근무지는 본점이 아닌 서울 지역 점포였습니다.

대다수 직장인들이 그렇듯, 퇴근 뒤 박 씨의 승진을 축하하는 저녁 자리가 있었습니다. 근무지를 옮기게 됐으니 송별회도 겸한 자리였습니다.

일행이 식사를 마치고 인도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에 '공포의 역주행' 차가 덮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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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와 50대 3명 등 같은 은행 동료 4명이 돌진하는 차를 피하지 못하고 참변을 당했습니다.

4명 모두 한 자리에 참석한 일행인지는 정확치 않습니다. 일부는 늦은 퇴근길이거나, 다른 모임 참석 중에 인도로 나왔다가 변을 당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은행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사고 난 곳은 은행 직원들이 출퇴근하는 거리였습니다. 늘 이 은행 직원들이 마주치던 곳이어서 동료들의 마음은 침통함으로 무겁게 가라앉았습니다.

"상복 터진 날..." 시청 직원도 참변



서울시에서는 어제(1일) 아침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청사운영1팀이 '이달의 우수팀'과 '동행매력협업상'을 받았습니다.

서울광장에 차려진 이태원 참사 분향소 이전과 야외 밤 도서관 행사 등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팀장은 52살 김인병 사무관. 9급 세무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주로 세무 분야에서 근무하다 6개월여 전 청사운영1팀장으로 발령받았습니다.

김 사무관은 함께 세무과에서 일했던 동료 직원들과 인근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시청으로 돌아가 남은 일을 하려다 변을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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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관계자는 "아침부터 상복이 터지는 날이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모임과 관련해서는 "세무직 출신이어서 같이 있었던 직원들 격려 차원에서 모임을 가졌다고 하더라. 저녁을 함께 간단히 먹고 사무실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변을 당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족들에게 김 사무관은 어릴 적 뺑소니 사고로 한쪽 시력을 잃었지만 열심히 공부해 공무원이 된 '자랑스러운 막내'였습니다.

특히 김 사무관 형들은 동생이 세무 업무를 맡았을 당시 TV 뉴스에 나왔던 영상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김 사무관은 38세금징수과에서 체납 세금을 징수하며 '좋은 나라 운동본부' 등 TV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출연했습니다.

김 사무관과 함께 식사한 서울시 세무과의 윤 모(31) 씨도 사고를 당했습니다. 동료 2명의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서울시청도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추모객 "내가 거기 있었을 수도..."



희생자 9명의 성별과 연령대를 보면 50대 남성 4명, 30대 남성 4명, 40대 남성 1명입니다. 이 사회의 허리를 담당하고, 한 가정의 가장 역할을 할 나이대입니다.

숨진 50대 은행원의 딸은 "아빠가 아니라고 해, 아닐 수도 있잖아"라고 말하며 오열했습니다. 하루아침에 아버지를 잃은 자녀들은 세상을 잃은 듯 망연자실했습니다.

날이 밝자 시청역 사고 현장에는 충격 여파로 통째 뽑혔던 철제 안전 펜스가 대부분 철거되고 간이 울타리가 세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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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에 남아있는 펜스에는 추모글이 붙여졌습니다. '애도를 표하며 고인들의 꿈이 저승에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추모글 아래에 국화꽃을 놓으며 추모하는 행렬도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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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한 시민은 "바로 여기 내가 있을 수 있다는 확률이 50% 이상이었다. 어떻게 일방통행인데 역주행이 되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현장을 물끄러미 살폈습니다.

어젯밤 사고를 목격했다는 직장인은 "사거리 한가운데서 피해자가 심폐소생술을 받는 것을 봤다"며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서 다시 현장을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급발진? 운전 부주의?…사고 원인 미스터리



사고 원인은 미스터리입니다. 사고 당시 장면이 찍힌 CCTV 영상과 목격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어젯밤 9시 27분쯤 시청역 근처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온 진회색 제네시스 차량이 굉음을 내며 일방통행인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차는 빠르게 달려 도로에 있던 BMW와 소나타 차량을 '쾅, 쾅' 소리와 함께 잇따라 추돌한 뒤 왼편 인도 쪽으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덮쳤습니다. 이후 교차로를 가로질러 반대편에 멈춰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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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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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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