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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모디 “전세계가 급부상한 인도 존경”…집권 3기 첫 의회 연설.[헬로인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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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10년래 첫 연정…경제개혁 중점둘듯

외교강국 꿈꾸는 印…미중관계 균형추로

헤럴드경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일(현지시간) 첫 하원(로크사바) 연설을 하고 있다. [유튜브 PMOindia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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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2일(현지시간) 집권 3기 첫 하원(로크사바) 연설에 나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인도가 현재 세계 무대에서 존경을 받고 있다”며 자신의 임기 동안 급부상한 인도의 위상을 강조했다.

이날 모디 총리는 인도국민당(BJP)이 단독 과반에 실패하며 연정 파트너의 눈치를 봐야 하는 총선 결과를 의식한 듯 야당의 초선 하원 의원들을 환영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큰 선거에서 집권 여당과 그 연합이 선택받았다”며 “사람들이 우리를 3번 연속 선택한 것은 자부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인도 우선주의가 정부 정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오늘날 인도의 신뢰도는 정부의 부패에 대한 무관용 정책 덕분에 전세계적으로 높아졌다”며 부정부패 척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이란 모든 국민이 충분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라며 지난 임기 동안 자신의 정부가 인도와 인도 국민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첫 회기 시작한 인도…집권 10년래 첫 연정=인도 새 의회의 첫 회기는 지난달 26일 시작했다. 모디 정부의 이전 두 임기 동안은 BJP가 단독 과반에 성공하며 정부 뿐 아니라 의회를 장악해 모든 정책이 순탄하게 채택됐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BJP가 인도 의회 543석 가운데 240석만을 얻어 과반(272석) 확보에는 실패했고, BJP 주도 NDA가 293석을 확보해 절반을 넘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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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훌 간디 인도국민회의(INC) 당수가 지난 20일 인도 뉴델리 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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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P를 필두로 하는 정당 연합체인 국민민주연합(NDA) 내 군소 정당에 더 의존해야 하는 가운데 모디 총리가 벌써 강경 모드를 버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7일 NDA가 모디를 연립 정부의 총리로 공식 지명하자 그는 “우리는 과반수를 얻었지만,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합의가 중요하다”며 “만장일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라훌 간디 전 인도국민회의(INC) 총재는 모디 총리보다 앞서 한 연설에서 “모디는 그가 원하는 만큼 반대파를 퇴출시킬 수 있겠지만 진실은 승리할 것”이라며 여당 견제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앞서 간디 전 총재는 인도 하원의 야당 지도자로 선출됐다. 인도 최대 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는 이번 총선에서 단독으로 99석을 얻으며 부상했다. 의석 10% 이상을 차지하면 야당 대표를 세울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2014년 이후 공석이었던 야당 지도자로 라훌 간디가 선출됐다. 간디는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증손자다.

INC 주도의 야당 연합(INDIA)을 이끄는 간디는 선거 결과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보여준 국정 운영 방식이 국민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는 모디 총리에 대한 커다란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연정 구성에 따라 모디 총리는 앞으로 연정 파트너인 지역 군소 정당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뉴델리의 한 사업가는 “모디는 모디다.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나라를 운영해온 태도를 계속 유지한다면 앞으로는 분명히 문제에 부딪힐 것”이라면서 “(그에게서) 약간의 변화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힌두민족주의자인 모디 총리는 앞서 10년간 막강한 국민 지지를 바탕으로 2억명이 넘는 이슬람 공동체를 포함한 다른 소수 민족에게 가혹한 정책을 펴왔다. 분석가들은 모디 총리가 자신의 힌두민족주의 의제를 완화하여 연정 상대들을 안심시키고 인프라, 사회 복지 및 경제 개혁에 더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사우스’ 수장 노리는 모디…미중관계 균형추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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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해 6월 백악관에서 열린 모디 총리의 국빈방미 환영 만찬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건배를 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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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미중 갈등이 촉발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최대 수혜국이다. 두 경제 대국의 각축전 속 인도는 중국에 이은 ‘세계의 공장’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고, 인도를 대중 견제의 핵심 파트너로 보고 있는 미국의 경제적·기술적 지원도 적극적으로 받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에릭 가르세티 인도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 최대 규모 투자 유치 행사인 2024년 ‘셀렉트 USA 인베스트먼트 서밋’에서 “인도와 미국의 관계가 이보다 더 좋아진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가르세티 대사는 인도 철강기업 JSW 스틸의 미국 자회사 JSW 스틸 USA가 텍사스 베이타운 철강 공장 현대화에 1억4000만달러(약 1940억원)를 투자하는 것을 발표하면서 “이제 미국인들은 인도 브랜드와 인도 기업에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인도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로 인해 미국에 800명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핵심 교역국으로 그 중요성이 커지며 공공연한 ‘외교적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는 우크라이나전에서 전쟁을 비난하거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동시에 러시아산 원유를 저렴한 값에 사들이며 러시아의 제재 회피에 기여하고 있다. 인도는 중립 외교 노선과 국익을 추구하는 120여개국이 참여하는 ‘글로벌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도 이끌고 있다.

인도는 러시아·미국·영국·중국·프랑스로 고착돼 있는 유엔 상임이사 5국 체제의 변화를 강력하게 요구하며 추가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모디 3기에 인도는 글로벌사우스의 목소리와 이익을 대변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위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최근 러시아 크렘린궁은 모디 총리가 8일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디 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하는 건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러시아와 인도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서방 주요국이 참여하지 않는 국제 조직의 회원국으로도 묶인다.

모디 총리가 집권 3기 첫 해외 방문지로 러시아를 선택하자 이번 임기에도 우방국인 러시아와의 관계 확대 신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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