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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IT 잡학다식] 장마철 필수 ‘에어컨 제습 모드-제습기’,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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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G전자)


여름 필수 가전을 꼽으라면 에어컨과 제습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에어컨은 실내 온도를 내려 시원한 여름을 나게 해줍니다. 제습기는 습기를 제거해 불쾌한 장마철을 쾌적하게 보내게 해주죠. 이처럼 두 제품은 주 용도가 다른데요. 한 가지 공통 기능이 있습니다. 바로 제습 기능인데요. 에어컨의 주요 기능은 온도 조절이지만, 습기를 없애는 제습 모드도 지원합니다.

그럼 에어컨 제습 모드가 제습기를 완전히 대신할 수 있는 걸까요. 그렇지 않아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두 제품의 핵심 작동 원리는 같지만, 제습 기준과 성능이 다릅니다. 제습 기능을 켰을 때 발생하는 온도 변화도 무시할 수 없죠. 에어컨 제습 모드만으로 충분한 환경이 있고, 제습기를 사용하는 게 효율적일 때가 있다는 겁니다.

에어컨-제습기, 작동 원리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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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작동 원리 (출처: 한국에너지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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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과 제습기는 작동 원리가 동일해요. 내부 냉매를 순환시켜 공기 온도를 떨어뜨리는 열 교환 기술을 사용하죠. 그래서 내부 핵심 부품 구성도 같습니다. 두 제품 안에는 압축기, 응축기, 팽창밸브, 증발기와 같은 부품이 들어있어요.

압축기는 기체 상태인 냉매를 고온·고압 상태로 만들어요. 응축기는 냉매 온도를 낮춰 액체 상태로 되돌립니다. 팽창밸브는 냉매 압력을 낮춰 더욱 차갑게 만듭니다. 온도가 내려간 냉매는 증발기를 거치는데요. 주변 열을 흡수해 공기를 차갑게 만들어요. 여기까지가 냉매 순환 과정입니다. 두 제품은 이러한 과정으로 냉매를 계속 순환시키며, 실내 습도를 낮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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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습기 원리 (출처: LG전자 / 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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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냉매 순환 과정인데요. 실제 제습 과정은 이보다 훨씬 간단합니다. 제품 안으로 빨려 들어간 공기는 표면 온도가 낮은 증발기와 맞닿습니다. 이때 공기가 머금은 습기가 물방울 상태로 변해서 증발기에 맺히게 되고, 건조해진 바람이 밖으로 배출됩니다. 에어컨은 전용 호스로 물기를 밖으로 빼고, 제습기는 전용 물통에 담습니다.

에어컨은 차가운 바람, 제습기는 뜨거운 바람

에어컨과 제습기는 같은 원리를 공유하지만 배출하는 바람의 온도가 다릅니다. 에어컨은 차가운 바람을, 제습기는 뜨거운 바람을 내뿜죠.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부품의 위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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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nsplash / carlos lind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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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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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은 크게 실내에 설치하는 ‘본체’와 밖에 두는 ‘실외기’로 구성됩니다. 보통 본체에는 차가운 증발기와 팽창밸브가, 실외기에는 압축기가 들어있어요. 그래서 본체로 차갑고 건조한 바람을 배출하고, 실외기에서 뜨거운 바람을 내뿜습니다. 이와 달리 제습기는 일체형입니다. 응축기가 본체에 위치하기에 고온 건조한 바람을 내보내요.

제습기가 내보내는 바람 온도는 생각보다 높아요. LG전자에 따르면 13리터 제품이 내보내는 바람 온도는 38~39도 정도입니다. 18리터 제품에서는 40~41도 바람이 나온다고 하죠. 밀폐된 환경에서 습도를 낮추겠다고 제습기를 계속 틀어놓으면 실내 온도가 높아질 수 있으니 유의하세요. 에어컨 제습 모드는 차고 건조한 바람이 나오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에어컨은 온도 기준, 제습기는 습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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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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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냉방 모드는 온도를 기준으로 작동합니다. 제습 모드도 마찬가지에요. 사용자가 설정한 온도에 도달할 때까지 습기를 제거합니다.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송풍 모드로 바뀌게 되는데요. 이때 공기가 증발기에 맺힌 물방울을 지나면서 수분을 머금은 채로 배출될 수 있어요. 습한 바람이 나와서 제습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거예요.

에어컨 제습 모드는 냉방 모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바람의 세기가 줄어들 뿐,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나온다는 점은 같아요. 여름철에는 온도와 습도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겠지만, 추운 겨울철에는 어렵습니다. 온도를 기반으로 작동하기에, 현재 온도보다 낮은 온도로 설정해야 제습 모드가 작동하니까요. 겨울철 누가 차가운 바람을 맞고 싶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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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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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습기는 습도를 기준으로 작동해요. 희망 습도에 도달할 때까지 주변을 제습해요. 그래서 사계절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겨울철 실내 건조를 할 때 에어컨 제습 모드는 사용하기 어려운 반면, 제습기는 효과적으로 빨래를 말릴 수 있죠. 뜨거운 바람이 나오기에 실내 온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고요.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스탠드형 에어컨과 제습기의 제습 성능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5시간 동안 에어컨 희망 온도를 24도를 두고 제습 모드를 가동한 결과, 실내 온도는 23.1도, 상대 습도는 59%로 측정됐다고 해요. 제습기를 같은 시간 동안 최대 풍량으로 가동하면 실내 온도는 28.7도, 상대 습도는 33%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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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삼성전자)


정리하자면, 적당한 제습 성능에 여름철에 냉방까지 원한다면 에어컨 제습 모드가 좋습니다. 사계절 강력한 제습 성능이 필요하다면 제습기를 선택하면 되겠네요. 실내 빨래 건조를 자주할 경우에도 고온 건조한 바람을 내뿜는 제습기가 더 유리합니다.

소비 전력은 에어컨이 압도적

전력 소비량은 에어컨이 훨씬 큽니다. 에어컨의 경우 벽걸이형 제품 소비 전력은 약 700W 내외인데요. 크기가 큰 스탠드형 에어컨의 경우 소비 전력이 2000W를 넘어가는 제품도 있습니다. 제습기 소비 전력은 보통 250~300W 내외입니다. 벽걸이형 에어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죠. 오로지 제습만을 원한다면 제습기가 효율이 더 좋다는 거죠.

‘제습 모드는 전력을 덜 잡아먹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신 분이 계실 텐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냉방 모드와 제습 모드는 작동 원리가 똑같기 때문에 특별히 전력 소비량이 차이 나지 않아요. 실제 소비자원이 5시간 동안 에어컨 냉방 모드, 제습 모드를 작동한 결과 냉방 모드 소비 전력은 1.782kWh, 제습 모드는 1.878kWh로 측정됐습니다. 거의 차이가 없죠?

테크플러스 윤정환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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