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미국 내 유대인 단체인 반(反)명예훼손연맹(ADL)은 북한 등 3개국이 하마스에 불법적으로 무기를 제공해 지난해 10월 7일 공격을 지원했다며 이들 국가를 상대로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피해를 본 당사자 및 희생자 유가족 등 100여명이 1일(현지시간) 북한과 이란, 시리아를 상대로 미 법원에 40억 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일러스트=김지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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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L은 소장에서 북한 등 3개국이 하마스를 재정·군사·전술적으로 지원해왔다며 이들이 최소 10억 달러의 보상적 손해배상과 30억 달러의 징벌적 손해 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너선 그린블랫 ADL 대표는 이날 이스라엘 매체인 예루살렘 포스트에 "이란은 반유대주의와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라면서 "시리아, 북한과 함께 홀로코스트 이후 가장 큰 반유대주의 공격을 벌인 것에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ADL 측 수석 변호사인 제임스 파쉬도 "세상은 이 사악한 테러 공격을 지원한 이들이 누구인지 알아야 하며, 피해자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마스 공격으로 어머니를 잃은 나하르 네타는 이번 소송 원고로 참여하면서 "하마스가 준 고통을 없던 일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이번 소송을 통해 정의가 조금이라도 실현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IDF)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기습공격 직후 하마스가 북한산 유탄발사기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하마스 대원이 북한산 대전차 무기인 F-7을 소지한 사진이 공개되고, 북한제 122㎜ 방사포탄이 이스라엘 인근 국경 지역에서 발견됐다.
ADL은 북한 등 3개국이 하마스를 재정·군사·전술적으로 지원해왔다며 이들이 최소 10억 달러의 보상적 손해배상과 30억 달러의 징벌적 손해 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X(옛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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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NSC "하마스-북한 군사적 징후 인지 못 해"
다만 미국 정부는 북한과 하마스 간 군사 협력이 있다고 단정짓지는 않았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월 브리핑에서 북한이 하마스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자 "북한과 하마스 간 모종의 군사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는 어떤 징후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스라엘 군이 압류한 북한 무기. 위에서 아래를 기준으로 첫 번째와 세 번째 무기가 하마스가 북한 F-7의 로켓 추진체를 이용해 만든 대전차 로켓. 두 번째와 나머지 아래 3개 무기는 F-7이다. 모두 뒷부분에 같은 추진체가 달려있다. 사진 VOA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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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가 북한산 무기를 쓰고 있는 정황을 파악했다는 한국 국가정보원의 설명과는 온도 차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1월 하마스가 사용한 F-7 로켓의 신관(포탄 기폭장치) 부품이 북한산으로 보인다는 미국의소리(VOA) 방송 보도에 대해 "동일하게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F-7 로켓의 중간 부분"이라며 한글 표식이 있는 신관 사진 한장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처럼 미국이 북한과 하마스 간 협력을 두고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양측 간에 최근 직접 거래에 나선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산 무기는 대부분 이란을 거쳐 하마스로 가거나 하마스의 지원 세력인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로 넘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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