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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콘솔 게임 이모저모

고가 게임기가 999원? 유튜브 뒤덮은 테무 광고, 알고 보니 선착순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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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테무 광고


“거짓말쟁이들, 싹 다 뻥이야…허구한 날 999원에 닌텐도 스위치 살 수 있다고 광고하던데 왜 나는 못 받는 건데!”

최근 유튜브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테무 광고의 한 대목이다. 고가의 게임기를 ‘999원’에 사지 못한다며 울고 있는 이 여성에게 업체 사장이라는 남성이 다가가 “우리는 한 번도 거짓말한 적이 없어요”라며 달래고, 게임기와 고급 태블릿PC 등 전자제품을 ‘싸게 사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1일 광고 속 남성이 알려준대로 해 본 결과, 게임기는 살 수 없었다. ‘깜짝 세일 이벤트’ ‘번개 특가’라고 광고했던 게임기는 이달 23일에, 선착순 1개만 판매한다고 한다. 대신 아래에 다른 상품들을 살펴보라는 광고가 붙었고, 한 상품을 눌러보니 ‘6개를 고르면 50% 할인을 해준다’는 광고가 줄을 이었다.

실제 테무 이용자들은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추천인이 돼서 지인을 계속 가입시켜야 한다”며 광고처럼 싼 가격에 전자제품을 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비판한다. 수십 명의 신규 회원을 모집해야 하고, 설령 목표치를 달성한다고 해도 선착순 경쟁에서 또 이겨야 하는 구조다.

테무뿐만 아니라 알리익스프레스 등 공세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C커머스(차이나 e커머스)의 ‘낚시성 광고’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계속해서 커지는 중이다. 앞서 알리에서는 무료 체험 기간에는 이용료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광고했던 VIP 멤버십에 가입하자 19.9달러(약 2만7000원)가 결제됐고, 환불도 쿠폰으로 해주겠다고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C커머스의 ‘낚시성 광고’ 문제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테무에 대해서는 ‘999원 닌텐도’ 광고를 비롯해 친구 초대를 해야 받을 수 있는 선물을 무료 제공인 것처럼 광고한 행위, 상시로 제공하는 쿠폰을 특정 기간에만 주는 것처럼 광고한 것 등 다양한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광고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소비자 민원 등을 통해 제기된 이슈들에 법 위반 사항이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알리는 상품 가격을 애초에 판매한 적이 없는 높은 가격에 올려놓고, 상시 할인을 하는 것처럼 광고해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하려고 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는 중이다. 공정위는 이르면 이번 3분기 안에 C커머스의 표시광고법 위반 의혹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C커머스가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가 더 빠르게 이뤄진 상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에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제재 여부와 수위는 향후 위원회 의결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전자상거래법상 온라인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통신판매업자는 상호·대표자명·주소·호스트서버의 소재지 등을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하는데, 알리익스프레스는 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개인정보 침해·유출 우려와 관련한 불공정 약관 문제도 조사 대상이다.

앞서 공정위는 알리와 테무의 이용약관 가운데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활용하고 제3자 제공을 동의하게 하는 등의 약관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공정위는 불공정 약관을 적발하면 자진 시정을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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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테무는 태블릿PC·게임기 등을 999원에 살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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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테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회원 가입을 했더니 게임기에 ‘당첨됐다’고 뜬 모습. 사진 테무 앱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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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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