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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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대표를 더 단단하게 해달라.” (4선 김민석 의원)
“이 전 대표는 스스로 지도자로서 의미를 증명해냈다.” (재선 한준호 의원)
“이 전 대표에 대한 정치 수사가 주야장천 자행되고 있다.” (초선 이성윤 의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낸 세 의원이 1일 내건 출마의 변이다. 하나같이 출마 선언문에서 “이재명 지키기에 앞장서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연임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또대명’(또 이재명 대표) 흐름을 타려는 출마의 변이 민주당에서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이른바 ‘개딸’이라고 불리는 친명(親明) 강성 지지층의 표심에 호소한 것이다.
김민석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집권플랜본부장이 되겠다”며 “이 전 대표와 충분히 소통했다”고 강조했다. 이성윤 의원도 “표적 수사가 얼마나 삶을 힘들게 하는지, 저도 보복 수사와 재판을 여러 번 받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맞짱뜨는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준호 의원은 “정권교체라는 성과로 이 전 대표와 함께 증명해내겠다”고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 4월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우체국 앞에서 김민석 서울 영등포을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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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자신의 비전이나 철학보다 이 전 대표와의 관계와 인연을 강조하고 나선 데는 강성 지지층의 의견이 대폭 반영되는 선거 구조가 한몫한다.
민주당 전당준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당원투표 비중을 대폭 늘린 전당대회 선출 방식을 의결했다.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에서 권리당원 투표가 반영되는 비율은 2022년 전당대회 때 40%였는데 이번에 56%로 늘렸다. 예선 격인 예비 경선 때도 권리당원 투표를 당 대표는 25%, 최고위원은 50%를 각각 반영키로 했다. 지난 전당대회에선 예비 경선 때는 당원 투표를 반영 안 했다.
권리당원은 매달 당비를 내는 당원으로,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 전당대회 투표권이 주어진다. 이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권리당원 비중이 과반이 되면서 개딸에 찍히면 이길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비명계(非明) 의원들은 “최고위원에 나가지 말라”는 협박을 받기 일쑤다. 협박 메시지를 받은 한 의원은 통화에서 “달리 방법도 없으니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최고위원에 출마한 후보군도 강선우ㆍ김병주ㆍ민형배ㆍ전현희ㆍ정봉주ㆍ김지호 등 원내·외를 막론하고 모두 친명들로 채워졌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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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도 이런 상황을 우려한다. 친명계 5선 정성호 의원은 최근 “자기 자신의 비전과 가치를 제시해야지, 이 전 대표와 가깝다는 얘기만 해선 부족하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비판을 의식했는지 이날 한준호 의원은 출마 회견에서 “저를 비롯한 모두가 ‘충성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동행할 진정한 지도자로 이 전 대표를 선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친명계 초선 의원은 “후보들이 이재명을 팔아 자기 장사를 하는데, 정작 이 전 대표에게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면서도 “지난 총선 공천을 본 의원들이 다들 얼어붙어 지금으로선 딱히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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