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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초등의대반 열풍...“선 넘은 선행학습 규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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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 초등학생 대상 의대 진학 준비 커리큘럼 운영

시민단체 “통상적 예습 수준으로 볼 수 없어...정부도 책임”

쿠키뉴스

서울 대치동 학원가 일대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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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과 과정에 비해 최대 14배 빠른 선행으로 진도를 나가는 ‘초등의대반’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초등의대반 방지법 제정 3만 서명 국민운동’ 캠페인 출범식을 열고 법률 규제를 통한 교육과정 정상화를 촉구했다.

사걱세에 따르면 최근 대치동을 비롯한 학원업계에서는 의대 진학 열풍에 편승해 의약학 계약을 앞세운 초등의대반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학원마다 ‘초등선행반’ ‘초등메디컬반’ ‘초등M클래스’ 등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초등학생들을 겨냥한 커리큘럼이 운영되고 있다.

대치동 H학원 초등의대반의 경우 초5부터 시작해 39개월 동안 중학교 수학을 거쳐 고3 이과 수학까지 끝내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대치동 N학원의 경우 초3에게 고1 수학에서부터 수학2인 미적분까지의 범위를 가르치고 있다.

대치동 G학원의 경우 초2에서 6학년까지를 대상으로 의대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초5 과정은 7년을 앞당긴 고등학교 2학년의 수학1까지 다루는 선행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정상적인 학교 교육과정 대비 14배나 빠른 교습 속도다.

특히 초등의대반과 같은 과도한 선행 사교육은 대치동만이 아니라 전국 사교육 과열 지구로 확대되는 상황이다.

사걱세는 “이러한 선행 사교육은 학생들의 발달은 물론, 공교육 현장의 문제를 초래하는 불량 교육상품으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과도한 선행 사교육의 문제로 △사교육비 부담 가중 △학교 교육 불신 조장 △학교 수업 참여도 및 흥미 저하 △교사의 수업권 침해 △속진학습에 따른 깊이 있는 학습 저해 △과중한 학습 부담 유발 △건강한 성장·발달 저해 등을 꼽았다.

이날 발언에 나선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과도한 사교육은 유아 단계, 초등 단계를 지나며 고등학교 단계에 오면 학생이 학교를 아예 나오지 않게 만든다”며 “안 그래도 경쟁교육으로 인한 과도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학생과 학부모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의 반작용으로 더욱더 사교육 시장에 빠져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사걱세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은 정부·시·도·학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나 교육할 수 없도록 법률로 명시하고 있지만, 사교육의 경우 선행상품 판매에 대한 법률적 규정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사걱세는 ”통상적 예습 수준으로 볼 수 없는 학교급을 넘어서는 과도한 선행교육의 실상을 낱낱이 알릴 것”이라며 “초등의대반 방지법 제정 3만 국민 서명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윤경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부모둘의 과도한 교육열 때문이라면서 개인 책임으로 몰아 가지만 의대왕국이 돼 버린 대한민국에서 학부모 탓만 해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며 “의대왕국을 만든 것은 학부모도, 학원도 아닌 우리 사회이다. 교육을 이렇게 황폐화시킨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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