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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닻 올린 HS효성②]홀로서는 '조현준 동생' 조현상…신성장동력 확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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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그래픽=홍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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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효성그룹의 미래 먹거리 '첨단소재'를 발판 삼아 새 둥지를 꾸렸다. 맏형 조현준 효성 회장을 떠나 홀로서기를 시작한 조현상 부회장이 회사에 자신의 경영철학을 입힘으로써 명실상부 재계 리더로 올라설지 주목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상 부회장은 신설 지주회사 HS효성의 문을 열고 공식적인 경영 행보에 돌입했다. 효성이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효성첨단소재 중심의 지주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HS효성은 ▲HS효성첨단소재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HS효성홀딩스USA ▲HS효성더클래스 ▲HS효성토요타 ▲HS효성비나물류법인 ▲광주일보 등을 주요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사로 출범했다. 이들의 매출 규모는 7조원대, 글로벌 거점 숫자는 90여 곳, 임직원은 1만여 명에 이른다.

중국發 공급과잉 넘어라…실적 회복, 신사업 확보 숙제

재계에서는 그룹 '1인자'로 첫 걸음을 뗀 조현상 부회장의 당면 과제로 실적 관리와 신(新)성장사업 확보를 꼽는다. 경기 불황과 중국발(發) 공급과잉에 석유화학 업계 전반이 침체된 가운데 독립된 조직을 이끌게 된 만큼 그에 걸맞은 역량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례로 HS효성의 주력 계열사 효성첨단소재의 경우 사업 성적표가 업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1분기에도 매출 8368억원과 영업이익 637억원이라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영업익이 전년 대비 5.4% 줄어든 부분이 부각되면서 걱정 아닌 걱정을 낳았다. 공급과잉으로 인해 탄소섬유 가격·마진이 하락한 탓이다. 따라서 조 회장으로서도 시장 흐름을 읽고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신경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신사업 창출도 숙제다. 효성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가 기존 지주사 소속으로 남기 때문에 HS효성도 기업 가치를 높이려면 새로운 영역으로 저변을 넓힐 필요가 있어서다.

일단 시장의 평가는 우호적이다. 증권가에선 타이어보강재의 업황 회복과 탄소섬유 부문의 성장성이 HS효성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이어보강재와 탄소섬유의 판매 호조가 최소 2년의 성장을 보장할 것이란 인식이 짙다. SK증권은 효성첨단소재가 2분기 매출 8682억원과 영업이익 750억원을 달성하며 성장 흐름에 올라탈 것으로 분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 6.3%와 54.4% 증가한 수치다.

동시에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를 앞세워 사업 역량을 키우고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노하우를 활용해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X) 등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조만간 투자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상 부회장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직후 취재진과 만나 "올해 6조4000억~6조5000억원의 영업익을 달성할 것"이라며 "기존 포트폴리오와 관련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분 정리도 시급…완벽한 계열분리 언제쯤?

이와 함께 외부에선 조현상 부회장이 독립 경영 체제를 굳힐 시점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즉, 완벽한 계열 분리를 위한 오너가의 지분 정리 작업을 언제쯤 마무리 짓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신설 지주회사 설립이 사실상 계열분리라는 목표를 담고 있는 만큼 효성과 HS효성 그리고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사이엔 추가적 지분 정리가 요구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상장사의 30%, 비상장사의 50% 지분을 들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친족 간 계열 분리 시에도 상장사 기준 상호 보유 지분을 3% 아래로 떨어뜨려야 해서다.

5월 말 기준 HS효성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은 ▲효성첨단소재 22.5% ▲효성인포메이션 50% ▲효성토요타 60% ▲광주일보사 49% 등으로 파악된다. 요건을 맞추려면 그 중 첨단소재 지분 7.5%와 광주일보 지분 1%를 추가해야 한다.

덧붙여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화학 지분도 6.16%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 수치도 낮출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지분 정리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점쳐진다.

조현상 부회장 역시 "얽힌 지분이 많아 생각보다 복잡하다"면서 "계열분리까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언급했다.

조현상의 온화한 리더십 주목…첫 메시지는 '가치 경영'

재계에서는 조현상 부회장의 행보에도 연일 시선을 모으고 있다. 오랜 기간 그룹 핵심 경영인으로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온 그가 새로운 유형의 리더십을 보여 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조현상 부회장은 꼼꼼하고 세심한 '전략가' 스타일의 리더로 유명하다. 타이어코드·탄소섬유 등 신사업을 육성하고 M&A 등 성과로 존재감을 쌓았을 뿐 아니라 온화한 성격에 직원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는 전언이다. 대학 졸업 후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출범을 앞둔 지난달 27일에도 조현상 부회장은 거창한 행사 대신 임직원 대상 타운홀미팅과 봉사활동으로 새 출발을 알렸다. 특히 직원과 만난 자리에선 평소 즐겨 입는 청바지와 후드집업 차림으로 소통을 이끌어 화제가 됐다.

여기엔 HS효성을 소비자·주주에게 훌륭한 가치를 제공하고 온 인류의 미래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최고 경영자의 철학이 반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HS효성은 첫 번째 캐치프레이즈를 '가치 또 같이'로 잡았다.

이와 관련 조현상 부회장은 "우리는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가치'를 최우선의 DNA로 삼아야 한다"면서 "모든 이해관계자가 함께 성장하는 '가치 경영'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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