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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김용 재판, 때아닌 '구글 타임라인' 검증... 2심 절차 지연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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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알리바이 위해 타임라인 활용
검찰 "자의적으로 수정 가능" 반대
한국일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에 대한 2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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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용(58)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항소심 절차가 '구글 타임라인'의 신뢰성 검증 때문에 늦어지게 됐다. 구글 타임라인은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탑재한 휴대폰 소지자가 △이동한 경로 △다녀온 여행 △방문한 장소를 기록한 개인 지도다. 김 전 부원장 측은 타임라인을 통해 알리바이를 증명하려 하는데, 검찰이 이 기록의 신뢰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백강진)는 1일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에서 감정기일을 열고 감정인을 채택한 뒤, 9월 30일을 회신 기일로 결정했다.

앞서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5월 3일 자 자신의 구글 타임라인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당시 자신의 동선을 통해 "김용이 당일 경기 성남시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1억 원을 건네받았다"고 적시한 검찰의 공소사실을 깨려는 취지다.

그러나 검찰은 편집 가능성을 우려, 구글 타임라인이 증거로 채택돼서는 안 된다고 반대 입장을 주장해왔다. 구글은 타임라인을 소개하는 한글 홈페이지에 '언제든지 타임라인을 수정할 수 있고 타임라인에서 위치 기록을 삭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감정인에게 "자료의 동일성, 무결성, 신빙성을 판단할 수 있는 거냐"고 확인한 뒤 "(오차범위 확인을 위해) 10개 이상 시료를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재판부가 감정을 거치겠다고 결정함에 따라, 다음 달 예정이었던 결심공판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재판 지연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재판부는 "감정인을 채택한 이상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한다"면서도 "3개월 내에만 (감정을) 마무리하면 크게 지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4~8월 네 차례에 걸쳐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심은 '5월 3일' 건을 포함해 김 전 부원장의 혐의 상당수가 인정된다고 보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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