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보호관 출범 2주년인 1일 군인권센터가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원 군인권보호관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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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망사건 유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 출범 2주년인 1일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인권위 상임위원)에 대해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는 부적격자”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군인권센터는 1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군인권보호관 출범 2주년, 김용원 군인권보호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군인권보호관 제도는 군대 내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를 조사하는 제도로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로 병사가 숨진 ‘고 윤 일병 사건’을 계기로 논의가 시작돼 2022년 7월1일 설치됐다.
김 상임위원은 해병대 채 상병 사건,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 등 군인권소위에 상정된 사건의 진정 안건의 의결 등에서 논란을 빚어왔다. 김 상임위원은 채 상병 사건의 수사 외압 사건 진정을 기각하기 보름 전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육군 12사단에서 ‘얼차려’를 받던 훈련병이 사망한 사건의 직권조사안 의결을 미루다가 방문조사를 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김 상임위원은 군인권보호관이 아니라 ‘국방부보호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사건 개입이 필요한 시기에는 의결을 미루고, 뒤늦게 회의를 열어 개입이 필요한 시기가 지났다고 손을 놓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상임위원은 지난달 4일 군대 내 사망사건 관련 직권조사 결과 보고도 ‘심의를 미루라’고 지시했고 같은달 25일 소위까지 안건으로 다뤄지지도 않았다”며 “양심이 있다면 김 상임위원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군인권보호관 제도 출범에 힘을 보탠 군사망사건 유가족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2016년 군 복무 중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한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인 박미숙씨는 “우리 편이 되는 사람 하나는 있어야 되지 않겠나 싶어서 만든 것이 군인권보호관”이라며 “적어도 군인권보호관은 우리에게 기대와 실망을 반복시키지 않을줄 알았는데 자격 없는 사람이 앉아서 우리를 더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2013년 공군 가혹행위·사망 사건의 피해자 고 황인하 하사의 아버지인 황오익씨는 “군인권보호관은 거의 10년간 유가족이 싸워서 얻어낸 자리”라며 “김 상임위원이 널찍한 사무실에 앉아 국회의원 출마, 인권위원장직 같은 출세 궁리만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2022년 말 집단 괴롭힘을 받다 자살한 고 김상현 이병 아버지 김기철씨는 “내 아들은 군인권보호관 제도가 생긴 후 세상을 떠났지만 관련 소식은 누구를 고발하고 소리를 지르고 싸웠다는 소식밖에 없다”며 “그것 밖에 못할 거면 그만둬라. 한심스럽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은 지난해 10월 군사망사건 유가족들과 군인권센터 활동가 등 14명으로부터 감금·협박을 당했다며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이들을 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지난 4월 검찰에 송치했다. 황씨는 “김 상임위원 때문에 경찰 수사를 처음으로 받았다”며 “자식 잃은 부모에게 모욕감을 주면서 출세하고 싶냐”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사건 진정을 날치기 기각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된 상태다. 그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선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한 질의에 답하기 위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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