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메아샤림에서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이 이스라엘 대법원의 징집 판결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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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이스라엘의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이 대법원의 판결에 불복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개국 이래 병역 의무를 면제받던 이들에 대해 대법원이 징집 면제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하레디(haredi)'라고 불리는 유대교도 수만 명이 결집해 대법원의 군 복무 판결에 항의했다. 이들은 특유의 복장인 챙모자와 흰 셔츠, 검정 정장을 맞춰 입고 나타났다.
매체는 거리 행진으로 시작된 시위가 해가 지면서 폭력 사태 양상을 띄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시위대가 돌을 던지고 각료의 승용차를 습격했다며 이에 맞서 경찰 측은 물대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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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대법 "하레디도 군대 가야"
앞서 이스라엘 대법원은 지난달 25일 하레디를 징병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레디는 유대교 경전 '토라'를 공부하며 엄격한 신앙생활을 하는 종파로,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부터 병역을 면제받았다.
그러나 이스타엘 대법원이 이번 판결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정부의 복지 지원과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명시했다. 하레디 측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하레디 남성 수백명이 이스라엘 중부의 고속도로를 2시간 동안 점거하는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해산을 시도하자 이들은 앉거나 드러누워 "군대가 아닌 감옥으로"라고 외치며 저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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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정부 위기…"네타냐후 인기 하락"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메아샤림에서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이 이스라엘 대법원의 징집 판결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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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이상 남녀 모두 군 복무를 해야 하는 이스라엘에서 하레디의 군 면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돼왔다. 과거 군 면제를 받은 하레디 신학생은 400명에 불과했지만, 높은 출산율로 인구가 빠르게 늘어 현재는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약 13%를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이 가운데 징병 대상자는 약 6만7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와의 전쟁 국면 이후 하레디의 병역 혜택에 이스라엘 청년들의 분노가 커졌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전쟁이 장기전으로 흐르면서 이스라엘은 병역 자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군복무기간 연장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샤스당, 토라유대주의연합(UTJ) 등 초정통파 정당들과의 연합정부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하레디 남성의 병역 면제 혜택이 종료되면 연정을 탈퇴하겠다고 위협해왔다. AP통신은 "초정통파 정당은 네타냐후 연정의 핵심 구성원으로 연정을 탈퇴할 경우 재선거를 감행할 수 있다"며 "이는 네타냐후 연정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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