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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시공사 못구해 … GTX 초역세권도 청약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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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경기도 파주 운정3지구 B3·4블록 주상복합 사업이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취소됐다. 사진은 30일 해당 사업지의 모습. 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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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사전청약을 진행했던 파주 운정3지구 B3·4블록(주상복합) 사업이 전격 취소됐다. 시행사가 아파트 지을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서다. 사전청약에 당첨됐던 400여 가구는 갑작스러운 사업 취소 통보에 격앙하는 분위기다.

30일 업계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파주 운정3지구 B3·4블록 사업 시행자인 DS네트웍스는 최근 LH에서 토지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계약금 납부 이후 중도금을 6개월 이상 연체해서다. 대주단은 기한이익상실을 이유로 LH에 토지계약 해약을 요청했고, 조만간 정식 해지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기한이익상실이란 채무자가 신용 위험이 커지거나 원리금을 갚지 못할 때 만기 전에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시행사인 DS네트웍스는 최근까지도 사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4월에는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시공사를 구해 착공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시공사들의 외면이었다. DS네트웍스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되지 않았다"며 "워낙 공사비가 올라 우리가 제시한 시공비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는지, 접촉했던 시공사들이 죄다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라 분양가를 올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

파주 운정3지구 B3·4블록은 2022년 6월 문재인 정부가 시행한 민간 사전청약으로 조기 공급이 이뤄진 곳이다. GTX-A노선 기점인 운정역 초역세권 단지로, 사전청약 당시 흥행에 성공했다. B3블록은 일반공급 248가구 모집에 1만1329건이 신청해 약 46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추정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6억5000만원 전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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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사는 지난 28일 사전청약 당첨자 약 400명에게 취소를 통보했다. 애초에 두 단지 합쳐 총 804가구를 조기 공급했지만 548가구만 실제 계약했고, 이후 본청약이 지연되면서 150명이 계약을 취소했다. 두 단지는 올해 1월 본청약할 계획이었다.

갑작스러운 사업 취소 통보에 사전청약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한 당첨자는 "다른 사전청약 기회도 다 날리며 여태 기다렸는데, 그간 놓친 기회는 어떻게 보상받냐"고 하소연했다. 시행사 측은 "본청약을 진행하고자 했으나 불가피한 사유로 사업 취소를 안내하니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시행사 DS네트웍스가 LH에 지급한 계약금(약 455억원)은 그대로 LH에 귀속된다.

LH는 새로운 시행사를 구할 예정이다. 이미 토지 재공급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공사비가 급등한 탓에 시공사들이 수주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땅값 상승으로 토지 공급가격이 2021년 계약했던 금액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도 변수다. 새로운 시행사가 사업을 재개한다 해도 기존 당첨자들과는 무관하다.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 400여 명은 7월 둘째 주에 청약홈 계좌가 부활한다.

사전청약 당첨자를 뽑은 사업이 취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인천 가정2지구 B2블록(우미린)도 유사한 이유로 사업이 취소됐다. 사전청약은 그간 후속 본청약이 장기간 지연되고, 사전청약 당시 추정분양가 대비 본청약 확정분양가가 많이 오르는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해왔다. 급기야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민간분양뿐 아니라 공공분양에서도 사전청약 제도를 폐지했다. 문제는 아직 본청약을 진행하지 않은 사전청약 단지가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민간 사전청약도 총 45개 단지 중 절반 이상이 본청약으로 넘어가지 않아 얼마든지 비슷한 과정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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