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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제주1세대 플루티스트 문성집 "제주 음악 지형 넓혀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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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영락교회 문성집 장로

제주최초 전문 실내악단 '제주앙상블 준' 창립, 올해 30주년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무대, 꾸준히 이어나가

플루트 매개로 음악의 전문성, 대중성 확장 기여

"후배들이 공연을 잘 할 수 있도록 계속 돕고파"

"지금까지 하나님의 이끄심 감사"

노컷뉴스

왼쪽부터 문성집 장로, 이기원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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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4년 6월 22(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제주영락교회 문성집 장로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제주영락교의 문성집 장로를 제주CBS 목회자 기자인 서귀포성결교회 이기원 목사가 만나봅니다.

◆이기원> 1세대 플루티스트인데요. 플루트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습니까.

◇문성집> 제가 음악을 좋아하지만 어린 시절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도내 고교에서 공연하는 음악회가 거의 전부였던 때가 아닌가 합니다. 브라스 밴드가 시가행진을 하면 저는 따라다니면서 바라보곤 했는데요.

제가 중학교에 가니까 마침 고등학교 밴드부에서 부원을 모집했는데, 중학생도 지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선생님이 저에게 배정한 악기가 플루트였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이기원> 장로님이 대학교 입학할 당시에는 음악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았을 텐데요. 힘들지는 않았습니까.

◇문성집> 사실 저는 힘든 줄은 몰랐어요. 알았으면 힘들었을 텐데, 몰라서 안 힘들게 지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교 진학하기 위해서는 레슨을 받아야 되는데, 저는 레슨을 받아야 되는 줄도 몰랐습니다. 당시 제주도는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게 도내에 있는 브라스 밴드 음악회가 전부였기 때문에 배울 수 있는 길도 선배들한테 배우는 게 전부였습니다.

혼자서 열심히 연습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경희대학교 시험을 보러 가서 빈 연습실에서 연습하고 있는데, 재학생 한 분이 레슨을 받아 받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아니라고 했더니 그때 좀 가르쳐주더라고요. 시험 보기 전에 그게 도움이 된 전부입니다.

예비고사 점수가 좋았기 때문에 제가 합격하지 않았나 싶고요. 어떻게 보면 하나님께서 저를 교회로 이끄시려고 합격시켜 주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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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당시 연주사진. 문성집 장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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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대학을 졸업하고 대도시에서 활발하게 연주 활동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제주로 다시 내려오게 된 겁니까.

◇문성집> 저는 늘 기도를 할 때 어떤 걸 해달라고 기도하기보다는 '이끄시는 대로, 제 능력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만 해주세요'라고 기도를 했는데요. 주님이 이끄시는 대로 열심히 하다 보니 순탄하게 일이 잘 풀렸던 것 같습니다.

4학년 2학기 때 제가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수석 대행 오디션에 합격했어요. 그래서 제주에 내려올 생각은 하지 않고 활동도 하고 학생들도 가르치고 했는데요. 고등학교 은사님이셨던 이선문 선생님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났어요. 이분은 도립제주교향악단을 창단하신 선구자 이신데요.

이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를 먹고 자기 할 일이 없어지면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려고 고향에 오는데, 내가 뭔가를 기여하고 활동할 수 있을 때 와서 후진들도 양성하면 좋지 않겠냐' 그 얘기를 듣고 제주에 내려오기로 결심했습니다.

◆이기원>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까.

◇문성집> 후회는 없습니다. 아주 좋은 기회였고 무엇보다도 제가 고등학교 때 교회를 처음으로 출석했는데, 세례도 대학교 졸업하고 늦게 받았어요.

하지만 제가 제주에 다시 오면서 하나님을 더 많이 알게 되고 믿음도 깊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크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주일 찬양대 지휘를 할 때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감사함을 느껴서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주에 내려옴으로써 나의 믿음이 더 공고해지고 좀 더 하나님을 깊이 알 수 있는 시간이 됐기 때문에 전혀 후회가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기원> 제주교양악단의 1세대 전문 연주자로, 수석단원으로도 활동했는데요. 은퇴한 지 얼마나 됐습니까.

◇문성집> 지금 한 7년째 접어드는 것 같습니다. 활동할 때의 시간을 돌아보면 후회 없는 날들이었습니다. 나름 열심히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은퇴할 시점은 정년이 만 60세로 바뀔 때였습니다. 5년을 더 할 수도 있는 여건이 된 거죠.

하지만 저는 어떤 일을 하든지 미래에 대한 계획을 준비하는 편인데요. 저의 계획은 55세 은퇴를 기준으로 세워져 있었고, 나보다 좀 더 기량이 좋은 후배들이 와서 연주를 해준다면 더 나은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내려놓게 됐습니다. 보통 일종의 기득권이라고 하죠.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내려놓는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내려놓기가 쉽지 않고 내려놓은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걸 떨쳐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모든 분야에서도 그렇고 우리 교양악단이나 음악 분야에서도 후배들한테 길을 터주고 과감히 기회를 줄 때, 모든 게 발전적으로 나아가리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일찍 그만둘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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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 모습. 문성집 장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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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제주앙상블 '준'을 창단하고 현재 음악감독 동으로 활동 중인데요. 얼마 전에 30주년 기념 공연도 있었죠.

◇문성집> 앙상블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분야입니다. 교향악단이나 대규모 앙상블의 기초가 이 소규모 악단이에요.

소규모가 잘 돼야 큰 그룹이 잘 될 수 있어요. 그 당시 제주도에는 전문 연주자도 없던 시절이지만 전문 앙상블 단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늘 하고 싶었던 게 앙상블이었기 때문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연주단원 7명이 있고요. 단장과 음악감독, 총 9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음악감독으로 연주에 필요한 모든 부분들을 지원해 주는 일을 합니다. 음악감독이라고 거창한 게 아니라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단원들의 입장에서 연주에 필요한 일들을 돕고 있습니다.

◆이기원> 제주앙상블 '준'이 정기 연주회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문성집> 저희는 창단 이래 매 1년에 한 번씩 꾸준히 정기연주회를 가져왔고요. 기획 프로그램들도 많이 해 왔습니다.

이번에 연주할 때도 제가 단원들한테 그런 얘기를 했는데요. '우리가 공연할 때 무료로 초대도 하는데, 우리가 찾아가서 음악을 필요로 하는 곳 또는 우리가 전해 줘야 될 곳에 봉사를 하면 어떻겠냐 그런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게 나의 소망이다'라고 했습니다.

월드비전, 소아암재단, 복지재단에서 봉사연주를 했는데요. 사실 저희가 위로를 더 받고 오는 활동이라 불러만 주신다면 열심히 다닐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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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연주 후 기념 케이크 커팅 사진. 문성집 장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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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제주앙상블 준' 외에도 하고 있는 활동이 있습니까.

◇문성집> 제주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 '제주앙상블 준'하고 '제주플루티스트 앙상블' 2개가 있고요. 서울에서는 '베네플루티 앙상블' 상임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주 플루티스트 앙상블에서는 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이기원> 신앙생활은 언제부터 하셨습니까.

◇문성집> 이것도 하나님의 이끄심인데요. 제가 교회를 안 다녔었고 고등학교 브라스 밴드에서 활동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근데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제주영락교회 고등부에서 주관하는 한돌잔치라고 있어요. 그 당시에는 공연이 많지 않던 제주에서 관심받는 음악회 중의 하나였는데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한돌잔치 2회째였던 것 같습니다.

저보고 당시 브라스밴드에서 같이 활동하던 조영민이라는 친구가 공연에서 악기를 연주해 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거절할 이유도 없어서 흔쾌히 응했는데요. 그다음부터는 교회에 나오면 어떠냐는 권면을 해서, 안 될 이유도 없을 것 같아 교회에 출석했던 것이 제 신앙생활의 첫걸음이었습니다. 제가 가족 중에 처음이었지만 지금은 저희 가족들을 전도해서 많은 분들이 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이기원> 영락교회 장로로서 제주영락교회가 어떤 교회로 쓰임 받기 원하십니까?

◇문성집> 저는 제주영락교회가 하나님 말씀에 충실해서 모든 포커스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데 맞춰져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기원> 악기 연주자가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나 노하우가 있을까요.

◇문성집> 노하우라기보다는 시스템인 것 같아요. 교회에서 예배가 매우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해야 잘 준비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교회에서의 예배는 어느 것보다도 더 세밀하게 계산하고 말씀 전하는 타이밍, 음악이 들어가는 타이밍, 또 어떤 음악을 할 것인가. 볼륨을 어떻게 해야 좋을 것인가, 이런 것들까지도 세밀하게 계획되고 준비돼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개인적으로 상당히 아쉽게 생각합니다. 그런 것이 잘 된다면 어떤 악기든지, 찬양이든 예배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기원> 기도제목이 있으면 나눠주세요.

◇문성집>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기가 좀 그렇지만, 자격이 부족한 자가 장로가 됐는데요. 하나님께서 장로를 세워주신 데 뜻이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제가 장로 직분을 갖고 있는 동안은, 정년까지 제가 장로직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사역을 하는 시간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감당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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