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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콘솔 게임 이모저모

"귀엽다고 방심하면 안돼"…엔씨표 첫 콘솔 '배틀크러쉬'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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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난투형 대전 콘솔 신작 '배틀크러쉬' 체험기

모바일·콘솔·스팀 등 크로스플랫폼 100개국 출시

캐주얼대전+배틀로얄 혼합…10분이면 한 판 '끝'

확률형 BM 떼어내…결제는 캐릭터·스킨 구매만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귀엽다.”

엔씨소프트(036570)가 지난 27일 선보인 첫 콘솔게임 신작 ‘배틀그러쉬’를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이었다. 그간 엔씨가 출시했던 무겁고 웅장한 느낌의 그래픽이 아닌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해맑은 표정으로 뛰노는 장면은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이라더니 정말인가’ 싶을 정도였다. 엔씨가 처음으로 선보인 닌텐도 기반 게임이라는 의미를 살리기 위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닌텐도 스위치를 오랜만에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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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스위치로 엔씨소프트 ‘배틀크러쉬’를 플레이하고 있다(사진=김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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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그림체에 방심했던 것일까. 아무것도 모른 채 처음 뛰어든 게임에서 3명의 이용자에게 ‘몰매’를 맞고 져버렸다. 그야말로 난투였다. 배틀크러쉬에는 △배틀로얄 △난투 △듀얼 등 3가지 모드가 존재한다. 몰매를 맞았던 첫 게임은 다른 이용자 2명과 파티를 맺은 채 진행되는 배틀로얄이었다. 맵 곳곳에 존재하는 보물상자와 아이템을 파밍하는데 정신이 팔린 나머지 다른 이용자들과 협동하지 않은 점이 패착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 내 지형이 좁혀들어왔다.

배틀크러쉬는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려는 엔씨의 노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하다. 엔씨는 배틀크러쉬를 글로벌 100개국에 정식 출시하면서 모바일과 닌텐도 스위치,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 간 크로스 플레이를 가능케했다. 특정 버전에 매몰된 것이 아니라 지역별·연령별 특성에 맞춰 각기 선호하는 기기로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장르에 있어서도 캐주얼 대전 게임과 배틀로얄 요소를 섞는 등 새로운 재미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게임 한 판에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엔씨는 닌텐도 스위치에 적합한 캐주얼한 게임성과 낮은 진입 장벽으로 아이와 부모님이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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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스위치로 엔씨소프트 ‘배틀크러쉬’를 플레이하고 있다(사진=김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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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크러쉬에서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엔씨 게임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확률형 비즈니스 모델(BM)’을 확실히 떼어냈다는 점이다. 배틀크러쉬의 주요 BM은 배틀패스로, 게임 캐릭터나 스킨 구매가 유료 결제 요소의 전부다. 특히 캐릭터는 굳이 유료로 구매하지 않아도 모두 획득할 수 있다. 실제로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에테르’와 게임 재화인 골드로 구매할 수 있는 ‘영혼 조각’으로 캐릭터를 제작할 수 있었다. 덕분에 아서왕과 랜슬롯 등 마음에 드는 캐릭터들을 초반부터 가질 수 있었다.

다만 시간이 지날 수록 게임의 템포가 다소 처진다는 점, 신중해야 하는 지점이 많아 액션의 쾌감이 반감된다는 점 등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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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스위치로 엔씨소프트 ‘배틀크러쉬’를 플레이하고 있다(사진=김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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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초반 분위기는 복합적이다. 스팀의 한 이용자는 “의외로 엔씨에서 이런 실험적인 게임을 제공했다는 점에 놀랐다”며 “캐주얼 게임이지만 캐주얼하지 않은 심리 카운터 싸움”이라는 평을 남겼다. 해외 미디어 매시블리 오버파워드(Massively Overpowered)는 “가볍고 작은 규모로 완전한 배틀로얄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라며 “포트나이트가 주는 무거운 경험과 브롤스타즈가 주는 가벼운 경험 사이에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브롤스타즈와 이터널 리턴 등 기존 인기게임을 합쳐놓은 것 같다는 의견도 보였다.

엔씨는 배틀크러쉬를 통해 캐주얼 게임 시장에 도전한 만큼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으로 오는 2025년까지 신작 10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는 엔씨의 첫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게임 ‘택탄’을 비롯해 스위칭 RPG ‘호연’ 등이 포함돼 있다. 택탄은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2023’에서 ‘프로젝트 G’로 처음 선보여 호응을 받았으며, 엔씨는 택탄을 기존 엔씨 게임들과 차별화하는 한편 사내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게임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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