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 인터뷰]
본인은 어떤 경쟁력 있나
“원외 당대표 국회 사이클 못따라가… 난 黨 떠난적도 없고 뿌리도 깊어”
대통령과 식사했다는데 화해했나
“현역 돌아왔으면 섭섭함 뒤로 하고 대통령 성공시켜야 재집권 가능”
선거때마다 나온다는 비판 있어
“굶은 선거 많았는데, 나쁜 프레임… 元과 단일화 없다, 국민과 연대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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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나경원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나 의원은 “수도권 민심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며 “당의 뿌리가 깊은 사람이 이파리도 풍성하게 하고 외연 확장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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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외 인사가 우리 당 대표가 되면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5분간 생중계로 연설하는 동안 밖에서 멀뚱히 있어야 한다. 그런 비대칭 전력을 감수해야 하는가.”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나경원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쟁 후보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모두 현직 의원이 아닌 점을 겨냥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원외 당 대표는 국회의 업무 사이클을 함께할 수 없기 때문에 잘못된 전략적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나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서 생환해 5선에 성공했다.
나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해선 “내가 주인공이고, 내가 잘나고, 대통령은 좀 뭉개도 된다는 식이면 대통령도 망하고 당도 망한다”고 직격했다. 원 전 장관을 향해서도 “독자적인 길을 못 가고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팔이를 한다”고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들이 당 대표가 되면 “당이 사당화, 대선 캠프화될 것”이라고도 했다.
나 의원은 자신이 반윤(반윤석열)과 친윤(친윤석열) 사이에 끼어 있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보면 외로워 보일 수 있고, 반윤-친윤 간 계파 갈등이 심해지면 내 입지가 작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내가 당을 통합하면 당이 건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27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 전 위원장이 사퇴 74일 만에 돌아왔다.
“(깊은 한숨을 쉬며) 이게 요새 정치인가. 예전 정치와 너무 다르다. 정치의 도의, 신의가 상식을 벗어났다. 크든 작든 책임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쉬는 게 정치의 상식 아닌가.”
―그럼에도 한 전 위원장의 ‘1강’ 형국이다.
“여론조사에서는 그런 평가를 받겠지만 당원들은 단순히 인기투표를 하지 않는다. 뒤집을 수 있다. 한 전 위원장은 발을 땅에 붙인 정치를 해보지 않았다.”
―나 의원의 대통령 및 친윤 그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우려도 있다.
“과거 연판장 사태는 다 잊었다. 어차피 큰 틀에서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 대통령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절대 재집권하지 못한다. ‘당정 동행’이라 했는데, 너무 대통령을 팔아서도 안 되고 대통령과 충돌해서도 안 된다.”
연판장 사태는 지난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 등 초선 의원 48명이 나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며 나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막았던 일을 말한다.
―대통령과 식사했다고 알려졌는데 화해한 건가.
“화해하고 말고가 어디 있나. 내가 현역 의원으로 돌아왔으면 당연히 섭섭함과 사적인 감정은 뒤로하고 대통령을 성공시켜야 한다. 난 오히려 총선 때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강하게 충돌한 게 이해가 안 갔다.”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어떤 경쟁력이 있나.
“나는 원내대표로서 야당 시절 무기력했던 당을 깨워본 유일한 사람이다. 또 당에 대한 뿌리가 단단하고 깊다. 한 번도 당을 떠나지 않았다. 반면 원 전 장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제일 먼저 당을 떠났던 사람이다.”
―원 전 장관이 출마한다고 했을 때 당황했나.
“당황이 아니고 실망스러웠다. 처음부터 윤심팔이 하는 모습도 보기 안 좋았다. 원 전 장관은 전략적 판단을 잘못해 이길 수 없는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고는 총선 때 당에 아무런 도움도 못 줬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발을 계양을에 묶어두지도 못했다. 이 전 대표가 선거 때 내 지역구(동작을)에만 8번을 오더라.”
―구도상 원 전 장관과 결선 투표에서든 결국 단일화하지 않으면 어려운 것 아닌가.
“단일화는 없다. 나는 국민과 연대할 뿐이다.”
나 의원은 앞서 원 전 장관을 “일부 친윤의 기획 상품처럼 등장한 후보”라고 지칭하며 “그런 후보와 연대할 생각도 없고 가능성도 없다”고 강하게 선을 그은 바 있다.
―‘나경원은 선거 때마다 출마한다는 속담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매번 출마한다고? 내가 굶은 선거가 얼마나 많은데. 난 정치를 시작해서 한 번도 게으르게 하지 않았다. 게으른 자들의 비판이거나, 출마자 중 늘 존재감이 있던 나에 대한 아주 나쁜 프레임이다.”
―원외 당 대표는 안 된다는 건 일방적 주장 아닌가.
“지금은 선거가 없는 때다. 국회 사이클로 여야가 수싸움을 벌여야 하는데 원외 당 대표는 잘못된 전략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내가 경험해 봤다.”
나 의원은 2018∼2019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원외였던 황교안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당시 당 안팎에선 “황 대표가 즉흥적 삭발이나 단식으로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킨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재명의 민주당’ 앞에 여당이 속수무책이란 지적이 있다.
“난 (총선 때 동작을에 8번 지원 간) 이재명에게 유일하게 이겨 본 사람이다. 방법을 찾겠다. 법안 숙려기간 무시 등 입법 폭주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구해볼까 한다. 강경투쟁도 필요하면 하겠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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