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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을 말하다] 양윤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원스톱 지원시스템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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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지원, 일부만 혜택 받아

소상공인들, 스스로 공부하며 자구책 마련해야

코로나19 시절, 오히려 김치 배우며 '명인' 타이틀 획득해

아주경제

부산광역시 소상공인연합회 양윤희 부회장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워스톱 지원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소상공인 스스로가 공부해야 함 또한 강조했다. 사진 오른쪽은 연잎 숙성 김치를 담는 모습 [사진=양윤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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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소상공인 수는 2022년 기준 710만명을 넘어섰으며, 매출액은 964조원에 달한다. 그 중 부산은 종사자 47만여 명, 매출액 59조원으로 경기도, 서울, 경남에 이은 전국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부산의 소상공인들은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부산은 서울에 이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재선에 성공한 박형준 부산시장의 1호 결재가 ‘코로나19 위기 소상공인 지원대책’일 정도로 큰 위기에 빠진 상황이었다.

◆ 지자체 소상공인 지원은
박형준 시장이 상징적 의미를 갖는 공식 1호 결재 문서로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선택한 것은 선거 공약을 통해 밝힌 것처럼, 위기에 빠진 소상공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소상공인 지원책을 시정 중점 과제로 선정해 관심을 갖고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후에도 부산시에서는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대책을 지속적으로 내놓았다. 주요 내용을 보면 △소상공인 임차료 지원자금 기존 5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증액해 1년간 무이자 지원 및 특별자금 상환기간 5년에서 7년으로 연장 △부산지역 화폐 ‘동백전’ 발행 규모 최대 2조원까지 확대 및 월 충전 한도 2000억원으로 증액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집중 지원 △전통시장・음식점・중소기업 제품 주문-결제-배송 통합플랫폼 ‘공공모바일마켓앱’ 서비스 오픈 등이다.

이러한 정책들을 바라보는 소상공인들의 속마음은 어떠할까? 이에 대해 양윤희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은행 금리 인하, 신용보증재단 소상공인 대출 등 금융적인 지원은 현재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실질적으로 대출 부분은 개인 신용에 따르다 보니 골목 상권이나 영세 사업자들한테 크게 와닿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게다가 금융 지원은 갈증 해소 정도이며, 실질적인 정책 지원을 피부로 느끼는 부분은 크게 없다고.

실제 지자체의 혜택 또는 지원받기에는 관련 규정, 조건 등이 너무 까다롭다. 일단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고, 조건 또한 영세 소상공인들이 갖추기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소상공인 중 최상위층이라 할 수 있는 대형업체들이 혜택을 독식하다시피 하게 되고, 이런저런 이유로 지원을 포기하는 소상공인들이 부지기수다.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혜택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양 부회장은 대출과 관련한 아쉬움도 전했다. “가령 우리가 운영하는 사업체가 3곳이면 4대 보험은 3개 업체 다 분리해서 가입해야 된다. 근데 막상 은행에 신용대출을 하러 가면 대출은 업종별로 보지 않고 사람의 신용 조건만 보더라”면서 “첫 번째 매장을 오픈하면서 대출을 받게 되면, 다음 매장 오픈 시에는 대출받기가 어렵다”며 대출과 4대 보험 가입 기준이 다른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양 부회장은 지자체의 금융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지자체 차원의 소상공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사실 기본적인 마케팅이나 기본적인 서비스 마인드 이런 기본적인 것부터 안 되어 있는 자영업자가 너무 많다”고 입을 뗀 양 부회장은 “사업자 등록증 등록할 때 위생 교육만 할 게 아니라 경영 교육이라든지 이런 기본적인 서비스, 마케팅 교육 등을 같이 해야 한다. 필수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업자 등록 시 소상공인연합회에 자동 가입이 되도록 제도화, 시스템화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회에 가입하게 되면 부가가치세 신고, 동백통 가맹점 무상 설치 지원, 풍수해보험 무료 가입, 프리마켓 참여 우선순위, 의료서비스 지원, 법무・세무・노무 지원, 전자 명함 제작 지원 등 많은 혜택이 있는데 아직 많은 소상공인들이 이러한 혜택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말한 양 부회장은 “연합회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설립된 법정 경제 단체로, 소상공인의 권익을 대변하는 유일한 경제 단체”라며 연합회에 반드시 가입할 것을 당부했다.

◆ 소상공인들, 지원대책만 바랄 게 아니라 스스로 공부해야
정부와 지자체에 대한 지원책을 이야기하면서도 양윤희 부회장은 지역 소상공인들에 대한 애정 어린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소상공인도 공부해야 한다. 요즘은 특히 AI 시대이다. 이러한 최첨단 정보기술 등도 공부해야 뒤처지지 않는다. 아울러 경영에 필요한 기본적인 마케팅이나 서비스 마인드 함양 등 경영 전반에 걸쳐 공부해야 한다"는 양 부회장은 "이러한 경영 지식의 부족 등으로 창업 후 1년 이내, 2년 이내, 3년 이내 폐업하는 소상공인이 많다. 대부분이 하나같이 창업 준비가 제대로 안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스스로 공부해야 함을 강하게 어필했다.

양 부회장은 “나 자신을 위해서 스스로 변화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늘 하는 사람만 공부하고 늘 모임에도 나간다. 인제대 외식 경영자 과정에도 가고 심지어는 서울까지 가서 공부하는 소상공인들도 많다. 그만큼 절실하다는 것”이라며 자기 계발을 끊임없이 주문했다.

“사실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하루 일정을 빼는 게 쉽지 않다”라면서도 “최저임금이나 수당, 중대재해처벌법 등도 알아야 하는데 문 닫기가 어려워서 교육이나 모임 등에 못 나오다 보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하기 참 어렵다”며 힘들어도 교육이나 모임 등에 참석해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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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희 부회장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양윤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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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질적으로 해답은 현장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상공인들이 창업을 하고 성공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그렇기에 희망리턴패키지라든지 재취업교육 등 한번 실패를 겪은 소상공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재기를 돕는 편이다.

양 부회장은 프로그램을 인정하면서도 실질적인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은 “현장에 있다”고 말했다. “살펴보면 재기하라고 학원 수강시켜 주고 자격증 취득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사실 이건 학원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학원에서 요리 배워서 창업하기 쉽지 않다”며 꼬집었다.

“진짜 실무 배울 것 같으면 배우고 싶은 식당가서 배우게 하고, 그 비용을 그 식당에 지원해 주는 게 훨씬 낫다. 학원에서는 기초만 배우고, 실무는 현장에서 배우게 해야 한다”며 “이러한 현장 실습이 실패를 훨씬 줄일 수 있는 길이고, 창업했을 때 빨리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확신했다.

또한 전문 직원 양상에 대한 지원도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사실 업주 입장에서는 초보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부담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실습생들이 실무를 수련할 수 있도록 급여의 전부 혹은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해 그 사람은 실무를 배울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하며, 급여의 전부 혹은 일부, 또는 교육비를 정부에서 지원해 준다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이고, 소상공인들의 부담감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 또는 지자체의 지원을 당부했다.

◆ 연잎 숙성 김치 ‘명인’ 양윤희...어떻게 소상공인 됐나
양윤희 부회장은 연잎 숙성 김치 ‘명인’이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양 부회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번도 김치를 담가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평소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김치를 배워본 적이 없었다는 양 부회장은 김치를 정식으로 한번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전라남도 구례의 남도 김치 명인 김영희 선생과 곡성의 김혜숙 선생에게 5개월간 수련하며, 김치를 제대로 배웠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전국적으로 외식 분야가 힘들었던 만큼, 양 부회장이 운영하던 식당도 장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5개월간 1박 2일 동안 꾸준히 다닌 결과 2021년 말경 김치 제조 1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듬해 1월 김치 지도교육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이후 지난해 4월 연잎 숙성 김치로 명인 인증 을 받게 됐다.

그리고 지난해 5월 ‘2023 대한민국 국제 요리&제과 경연대회’에 참가해 약선요리 특별전시 부분 단체 대상을 받아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고, 올해는 궁중 갈비찜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양 부회장은 “지금도 항상 배우려고 노력한다”며 “지금도 김나경 명인님의 부산 향토 음식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전통음식, 약선요리, 항암 밥상, 자연 밥상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자꾸 배워서 무엇이든 내 걸로 만들어야 무기가 생긴다”며 배워서 나만의 것을 갖고 남과 달라야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 타고난 서비스 마인드
양윤희 부회장은 고등학교 때 식당 아르바이트로 처음 소상공업계에 발을 디뎠다. 사실 그때만 해도 적성을 몰랐던 그녀는 직장에 들어가고 나서야 적성을 찾을 수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직장에 잠시 다녔어요. 원래 빌딩관리부에서 사무 업무를 맡았는데, 사무직은 적성에 맞지 않더라구요. 그때 마침 빌딩에 부대 시설이 있었는데, 일식당에 파견을 가게 됐어요. 근데 앉아서 사무보는 것보다 사람들 대하고 서빙하고 이런 게 너무 좋더라구요”

이후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본격적으로 장사를 시작한 양 부회장은 30년간 소상공업계에 몸을 담고 있다. 성격 자체가 서비스업에 특화된 그녀는 이후 경남정보대 호텔 경영학과에 진학하기도 했다.

한편 양윤희 부회장은 부산광역시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서면 영광도서 앞 ‘소문대로’라는 뭉티기 맛집 숯불구이 점과 ‘가장 맛있는 족발’ 서면점을 운영하고 있다. 1004운동 부산본부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미디어언론연합 명예 수석부회장, 한국혈액암백혈병협회 부회장, 글로벌부산 시민연합 선임운영위원, 한국고아사랑협회 후원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아주경제=부산=손충남 기자 cnson7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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