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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게임하는 남자, 검색하는 여자'... 이런 여가 생활에 노동 공급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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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컴퓨터 관련 여가와 노동공급'
20년간 청년 남성 노동 공급 10.7%↓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생산성 높여야"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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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발전으로 컴퓨터나 휴대폰을 이용한 여가 시간이 늘면서 노동 공급이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청년 남성은 이로 인해 과거보다 주당 4.6시간씩 일을 덜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28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조강철 차장·이하민 조사역은 이 같은 내용의 ‘컴퓨터 관련 여가와 노동공급’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이 1999~2019년 중 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국민의 노동 시간은 줄어들고 여가 시간은 늘어났다. 2004년 주5일 근무제, 2018년 주52시간 근무제 도입과 함께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선호가 확산하면서다.

수면과 식사 등 필수 여가의 증가 폭이 컸지만, 이외 청년층의 ‘컴퓨터 관련 여가 시간’ 증가세도 두드러졌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컴퓨터 관련 여가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교제, 인터넷 검색, 게임, 유튜브 시청 등이 포함된다. 남성 청년의 컴퓨터 관련 여가 시간은 게임을 중심으로 1999년 주당 1.5시간에서 2019년 7.3시간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여성 청년의 컴퓨터 여가는 인터넷 정보 검색 위주로 주당 0.4시간에서 4.5시간으로 증가했다.
한국일보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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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술 발전으로 컴퓨터와 휴대폰 성능이 향상되자 컴퓨터 관련 여가 품질도 좋아졌고, 보다 긴 시간을 할애하게 됐다. 이로 인해 노동 공급은 줄었는데, 특히 청년층 노동 시간에 미친 영향이 컸다고 연구진은 짚었다. 모형 추정 결과 1999년 이후 20년 동안 컴퓨터 관련 여가 기술 발전은 남녀 청년층의 노동 공급을 각각 10.7%, 6.3%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주당 시간으로 환산하면 4.6시간과 1.4시간으로 이 기간 남녀 청년층 총 노동 시간 감소분(남성 6.7시간, 여성 1.5시간)의 68.7%, 99.2%를 차지한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IT 기술 혁신이 청년층 노동 공급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현재 청년층이 나이를 먹어도 비슷한 행태를 유지한다면 중장년층 노동 공급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점점 커질 수 있다. 다만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서 노동자 건강 상태가 개선되고, 효율적인 업무 문화가 정착되면 노동 생산성이 늘어나 노동 감소 영향을 일부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조강철 차장은 “컴퓨터 관련 여가 기술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며 “노동 생산성을 꾸준히 높여가는 것이 과거에 비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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