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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북한의 삶은…"얼굴에 랩 씌우고 구멍 뚫어 숨 쉬는 고통" 탈북민의 처참한 증언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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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식의 N코리아 정식] "만약 죽으면 남한에서 다시 태어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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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4일 북한 주민 4명이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로 귀순했습니다. 속초 북동쪽 11km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민이 이들을 발견해 신고했고, 출동한 해경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남북 간 직접 탈북이 이뤄졌습니다. 길이 7.5m의 소형 목선에는 남성 1명과 여성 3명 등 일가족 4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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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들을 발견해 신고한 우리 어민은 "여기가 어디냐"고 묻는 북한 주민들에게 "강원도 속초"라고 답했고 생수 한 병과 담배도 건네주었습니다. 우리 어민은 또 이들이 탈북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잘 왔어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해제됐지만 북한에서 직접 탈북은 여전히 어려워



코로나 사태로 북한이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면서 연간 100명 이하로 떨어졌던 국내 입국 탈북민이 최근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중국에 숨어있던 탈북민들이 입국하는 것이지 북한을 직접 탈북하는 사례는 찾기 힘듭니다.

북중 국경 통제가 여전히 강력하고 중국 내 이동도 자유롭지 않아 북한 주민이 국경을 넘은 뒤 중국을 가로질러 한국 입국이 가능한 동남아 제3국까지 이동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이렇게 탈북이 어려워지다 보니 탈북을 주선해 주는 브로커 비용도 억대까지 치솟아, 비용면에서도 탈북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지난해 동해로 탈북한 북한 주민들은 북한의 최근 상황을 전해 줄 수 있는 흔치 않은 사례입니다. 지난 21일 탈북민 '토크 콘서트'에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 출연해 북한에서의 생활에 대해 증언했는데, 이번 글에서는 이분의 증언을 위주로 북한 상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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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토크 콘서트'에 참석한 김영호 통일부 장관과 동해 목선 탈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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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목선 탈출 탈북민 증언 나서



올해 24살로 지난해 목선을 타고 동해로 탈북한 강규리(가명) 씨는 북한에서 너무 고통스러웠다며 북한에서의 삶을 이렇게 비유했습니다.
"얼굴에다가 랩을 씌우고 공기가 안 통하는 상태에서 바늘 구멍 몇 개 뚫고 숨을 쉬라고 하면 어떨 것 같아요? 되게 숨이 찹니다. … (북한에서의 삶이) 너무 숨이 차고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늘 탈북할 생각을 했지만 쉽게 선택을 못 했어요. 왜냐하면 위험하기도 하고 두려웠습니다. 그렇지만 지난해 가을에 이제는 죽어도 가야겠다, 나는 더는 이런 세상에서 못 살겠다 (생각하게 됐고) 위험을 무릅쓰고 탈북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탈북민 강규리(가명) 씨 증언





북한의 여느 젊은 세대처럼 강 씨도 한류 애호가였다고 합니다. 상속자들, 겨울연가, 가을동화,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 등 한국 드라마를 줄줄이 섭렵했고, 탈북해서 한 달 동안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한국 드라마를 마음껏 보는 것이었다고도 했습니다.

강 씨는 특히 한국 TV의 지역 탐방 프로그램 등을 보면서 "나도 저런 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합니다. 한국 TV를 많이 보다 보니 점점 한국 말투도 따라 하게 됐는데, 북한에서 한국 말투를 따라 하는 것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멋'의 징표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대학에서 언니들이 밤새 통화를 하는 거예요. '어디를 통화를 해요' 물어보니까, 공원에 되게 멋있는 사내가 있는데 그 애들이 엄청 멋있게 생겼대요. 전화번호를 따서 통화를 하는 중인데, '야, 더 죽이는 게 뭔지 알아. 남한 말씨를 쓰고 있어. 엄청 멋져' 그러는 거예요."

탈북민 강규리(가명) 씨 증언





북한 말투는 대개 '다'나 '까'로 끝나는 딱딱하고 정형화된 말투인데 비해, 남한 말투는 '요'로 끝나는 말을 많이 쓰면서 부드러운 어감을 줍니다. 특히 남한 드라마에서 연인들 사이에 주고받는 부드러운 어감의 말투가 북한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은데, 북한에서는 이런 말투를 단속하기 위한 통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청년동맹 일꾼들은 하는 짓이 오직 젊은 청년들을 붙잡아놓고 핸드폰을 보고... '이랬어요'의 '요'자 쓰는 것도 남한 말이라고 핸드폰을 회수하거든요. 너무 말이 안 되잖아요. 우리 젊은 얘들은 되게 불만이 크고..."

탈북민 강규리(가명) 씨 증언




북, '3대 악법'으로 최대 사형까지 처벌



최근 들어 북한의 단속과 규제는 더욱 심해졌습니다. 이른바 '3대 악법'이라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 청년교양보장법(2021), 평양문화어보호법(2023)이 제정됐기 때문입니다. 이 법들에 따르면 외부 영상물이나 노래, 남한 말투 등을 주변에 유포할 경우 최대 사형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문자 보낼 때) 한국말로 이제는 표현도 못합니다. 왜냐하면 2022년 코로나 시기에 정부에서 그것 가지고 되게 통제를 심하게 하고, 심지어는 (한국 드라마) 보다가 현장에서 걸리면 총살까지 하는 게 심해졌고, 제가 알고 있던 몇 명의 젊은 얘들도 19살, 20살, 23살 얘들도 총살을 당했습니다. 그걸 보는 우리 마음은 너무 아프고, 우리도 그렇게 죽고 싶지는 않아가지고..."

탈북민 강규리(가명) 씨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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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영상물 본 고교생 2명에 12년 노동형 내렸다고 밝힌 북한 내부 동영상 교육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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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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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식 북한전문기자 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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