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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신임 대법관 후보자에 박영재·노경필·이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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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尹대통령에 임명 제청

중도·보수 10명, 진보 3명 구도

조선일보

박영재, 노경필, 이숙연


조희대 대법원장은 27일 새 대법관 후보자로 박영재(55·사법연수원 22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노경필(59·23기) 수원고법 부장판사, 이숙연(55·26기) 특허법원 고법판사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윤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 세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인준 표결을 거치게 된다.

박영재·노경필·이숙연 후보자는 8월 1일 퇴임하는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의 후임이다. 중도 성향으로 평가되는 박·노·이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임명되면 대법관 구성이 바뀐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으로 이뤄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중도·보수’ 대 ‘진보’ 비율이 ‘8대5′에서 ‘10대3′으로 바뀐다.

조 대법원장은 세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충실히 보장할 수 있는 법률 지식과 판단 능력, 사법부 독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 의지를 갖췄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부산 출신으로 1996년 판사로 임용돼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차장 을 거쳤다. 사법연수원 교수를 지내 법률 지식도 해박하다는 평가다. 전남 해남 출신인 노 후보자는 1997년부터 법관이 됐고 서울고법 부장판사, 수원고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냈다. 5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헌법·행정 사건을 맡았으며, 재판 진행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사람 모두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이 후보자는 인천 출신으로 포항공대와 고려대 법대를 나와 1997년 판사로 임용됐다. 2011년 여성 법관으로 처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를 맡았고, 현재 대법원 산하 인공지능연구회장으로 활동하며 법학뿐만 아니라 기술에 대한 관심도 많다고 한다.

27일 대법관 후보자로 임명 제청된 박영재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하면서 재판연구원 증원, 형사 전자소송 시스템·미래 등기 시스템 구축, 민사 항소이유서 제출 도입을 맡아 대국민 사법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데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후보자는 2016년 부산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면서 1세 영아를 살해한 혐의로 혐의로 기소된 18세 발달장애인에 대해 장애 특성과 정신 감정을 심층적으로 심리한 끝에 이 장애인이 범행 당시 심신 상실 상태였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치료감호를 명령했고, 심신 상실과 재범 위험성 및 치료 필요성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이날 대법관 후보자로 함께 임명 제청된 노경필 수원고법 부장판사와 이숙연 특허법원 고법판사는 재판 실무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 후보자는 지난 2022년 수원고법에서 ‘청담동 주식 부자’ 이모씨의 부모를 살해한 살인범의 항소심을 맡아 1심이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물어보지 않아 절차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노 후보자는 사건을 1심으로 돌려보내면서, 피해자에게 법원의 잘못으로 다시 재판하게 됐다며 사과했다. 작년에는 정신장애인이 ‘공무원 임용 면접 과정에서 차별을 받아 탈락했다’며 화성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면접 과정에서 직무와 관련 없는 장애와 관련해 질문하는 것은 장애인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 후보자는 2021년 서울고법 재직 시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체포·수감된 사람들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긴급조치는 위헌·무효이고 이와 관련된 공무원의 직무 행위도 위법하다”고 판단하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해 종전 판례의 변경을 이끌어 내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후보자는 같은 해 피의자가 공인이거나 강력범죄 또는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 제한적으로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기준을 제시해 피의자 인권을 보호하는 판결을 하기도 했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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