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9시 15분쯤 이천시 모가면 어농리 A 골프장에서 한 60대 여성이 머리에 골프공을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내사 중이다(기사 내용은 사진과 무관). /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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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27일 이용객 한 명이 골프공에 머리를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골프장에서는 한 달 전쯤 카트가 낭떠러지로 떨어져 이용객 두 명이 다치는 사고도 일어났다고 한다.
이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5분쯤 이천시 모가면 어농리의 한 골프장에서 60대 여성 이용객 A씨가 머리에 골프공을 맞았다. A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세번째 샷을 하고 나오는 과정에 동반자가 두번째 샷을 하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골프장은 지난 2003년 개장했고 9홀 코스가 6개 있는 총 54홀 규모다. 앞서 지난달 18일 이 골프장에서는 이용객 2명이 탑승한 카트가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골프장 이용객이 골프공에 맞아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일어나면 세 가지를 따지게 된다. 공을 친 사람의 과실, 공에 맞은 사람의 과실과 캐디의 과실이다.
방재웅 법률사무소 로율 대표변호사는 “만약 피해자가 주위를 잘 살펴보지 않고 통상 이동해야 하는 곳이 아닌 동선으로 가다가 맞았다면 피해자 책임이 없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공을 친 사람이 캐디가 시키는 대로 쳤다가 피해가 발생했으면 캐디 책임도 있을 것”이라며 “만약 골프 카트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카트 길 자체를 잘못 만들었다면 골프장 과실도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전직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은 지난 2021년 11월 강원도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다 옆 홀에 있던 경기자를 다치게 한 혐의로 고소 당했으나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피해자는 안구와 머리 부위를 다쳤고 사고 직후 박태환을 형사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태환이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박태환이 친 공에 A씨가 다쳤지만 당시 캐디의 지시에 따라 공을 쳤으며, 아마추어 경기에서 ‘슬라이스’(공이 날아가다 오른쪽으로 휘는 것)가 발생하는 일이 드물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디의 경우 고객에게 ‘동반자가 공을 치기 전후에 그 앞으로 나가선 안 된다’고 충분히 설명했는 지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호영 법무법인 지음 변호사는 “캐디가 타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객에게 ‘다른 사람 앞으로 가지 말라’는 등의 충분한 설명 조치를 경기 전후에 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문제를 삼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카트에 타고 있던 사람이 동반자가 친 티샷 공에 맞아 실명한 사건에서 캐디가 안전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며 금고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캐디 C씨는 2021년 10월 원주의 한 골프장에서 고객들과 라운드 중 티박스 좌측 10m 전방에 카트를 주차했다. 이후 남성 골퍼에서 티샷 신호를 했는데 이 공이 날아가 카트 안에 있던 동반자의 눈에 맞아 실명하게 한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캐디가 ‘카트는 세우고 손님들은 모두 내려서 플레이어의 후방에 위치하도록 해야 한다’는 매뉴얼 등에 어긋나게 경기를 운영했다”고 했다. 또 “상당한 불운이 함께 작용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피고인은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캐디로서 사건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기본적인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채 안일하게 대처한 점이 인정된다”고 했다.
홍인석 기자(mystic@chosunbiz.com);김민소 기자(minso@chosunbiz.com);이현승 기자(nalhs@chosunbiz.com);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최정석 기자(standard@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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