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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창업 전선 뛰어든 수의사들, 이유는..."펫 헬스케어 시장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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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출신 CEO·투자자의 펫 헬스케어 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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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경기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4 메가주 일산에서 반려견을 동반한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반려동물 사료·간식, 용품, 반려동물 동반 여행 기획관, 펫 아로마 체험클래스, 어질리티대회 등 펫 산업 전반을 소개한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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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4명 중 1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550만을 넘어섰으며 반려인은 1262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의 24.5%에 해당한다.

1인 가구 증가와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반려인은 지속 증가세를 보인다. 이와 맞물려 반려동물 양육에 드는 비용을 아끼지 않고 반려동물 관련 제품·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연관 산업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 헬스케어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반려가구 1000곳을 대상으로 한 KB경영연구소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55%는 반려동물에 대한 가장 큰 관심사로 '건강관리'를 꼽았다. 윤석열 정부는 반려동물 헬스케어의 큰 부분인 '펫보험 활성화'를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도 했다.

시장의 성장과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고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여러 기업이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든 가운데, 유니콘팩토리는 반려동물과 밀접하게 호흡해 온 수의사 출신 창업자와 투자자로부터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의 전망에 대해 들었다.

이번 인사이트 공유에는 △윤상우 벳플럭스 대표 △김희수 림피드 대표 △최가림 펫트너 대표 △최예림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수석심사역이 참여했다.


"반려동물 시장 '질적 성장' 국면, 헬스케어 분야 AI 접목 논의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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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출신 CEO·투자자의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 전망/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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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출신에서 수의사로 진로를 바꾼 뒤 '동물병원 고객관리 솔루션'으로 사업에 나선 윤상우 대표는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실제로 2019년 처음 스타트업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은 많은 차이가 있다"고 했다.

윤 대표는 "반려동물 시장은 이제 질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과 발전이 그 특징"이라며 "현재 이 영역에서 데이터와 인공지능(AI) 활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뿐만 아니라 비슷한 기술들을 활용하는 서비스가 계속 나타날 것"이라며 "성장을 견인하는 것은 사람들의 인식이다. 가족의 영역이 변함에 따라 영원한 내 편이 되어주는 반려동물의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SBS 'TV 동물농장'을 보며 수의사의 꿈을 키워왔다는 김희수 대표는 수의학을 배우고 석사로 영양내과를 전공하면서 국내 사료 시장에 문제점이 많다고 진단, 현재 사료 플랫폼 '샐러드펫'과 일반사료 브랜드 '트러스티푸드'를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에 대해 "사람에 대한 B2C 헬스케어 비즈니스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어 반려동물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B2C 헬스케어 서비스가 단기간에 전망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결국 사료와 의약품이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시장 규모가 가장 크고 거대 펫시장인 미국을 보더라도 반려동물 헬스케어 비즈니스를 하는 대표적인 기업들 대부분 사료회사나 동물용 의약품 회사에서 시작해 확장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수의과 대학을 졸업한 뒤 수의사로 일하던 중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의 필요성을 체감해 창업 전선에 뛰어든 최가림 펫트너 대표는 "반려동물 관련 지출 규모만 놓고 보면 헬스케어 시장은 아직 그렇게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했다.

최 대표는 "하지만 반려동물 헬스케어는 좀 더 넓은 의미로 바라봐야 한다. 그 이유는 반려동물과 사람의 본질적인 차이에 있다"며 "반려동물은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호자는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항상 답답함이 있다"고 말했다.

헬스케어가 단순히 반려동물에 대한 의료 행위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부터 시작해 행동·미용, 거주환경 등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생활 전반에 관한 영역이 헬스케어의 범위에 들어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반려동물 시장에서 헬스케어는 단순히 치료·진단뿐만 아니라 건강 상태에 따른 먹거리, 용품, 주거, 더 나아가 반려인의 라이프 스타일까지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펫보험,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 견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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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펫보험 활성화를 강조했다. 사진은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5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마당에 조성된 용산 어린이정원 개방 기념식수를 마친 뒤 써니 및 은퇴안내견 새롬이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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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이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수의사를 거쳐 창업을 꿈꾸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발을 들인 최예림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수석심사역은 "반려동물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선 펫보험의 활성화 여부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도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동물등록과 진료표준화 등 보험 활성화에 필요한 제반 구조를 만들고 있다. 펫보험이 보편화되면 반려동물 의료비에 대한 부담이 줄고, 더 많은 반려동물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과 예방적 진료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예림 수석심사역은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의 트렌드와 관련해 "전통적인 진단과 치료 중심에서 예방 및 건강관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고품질 기능성 사료와 영양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펫테크 분야에선 기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을 예측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산업 전반의 트렌드인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접목된 질병 예측, 관리 편의성을 제공하는 제품들, 수의학과 AI가 결합된 진료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분야 'K-유니콘' 나오려면

이들은 반려동물 연관산업 분야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을 배출하려면 지금의 시장 규모를 더욱 키우는 한편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희수 대표는 "펫시장은 뷰티·패션과 달리 아직 시장규모가 작아 1개 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파이를 확대하는 것이 먼저"라며 "K-뷰티를 키운 코스맥스·콜마처럼 뱐려동물 산업 전반의 인프라가 될 수 있는 기업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상우 대표는 "스페인 독감이나 코로나처럼 사회에 영향을 미친 대부분의 질병이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동물·사람·환경을 하나로 보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반려동물 헬스케어의 중요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인식과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 생애 주기에 따라 파편화된 비즈니스를 통합해 일관된 케어를 제공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최예림 수석심사역은 "우리나라 반려동물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파편화돼 있고 글로벌 및 대기업이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케팅으로 승부하는 소비재나 서비스 판매보다는 독자적 기술과 품질 관리로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해외 반려동물 분야 유니콘들이 한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에서 활약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해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진출을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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