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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박지성 “안 맞았으면 축구 더 잘했을 것”…손웅정 논란 속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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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박지성 전 축구 국가대표가 2020년 1월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JBK컨벤션홀에서 열린 ‘콜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글로벌 파트너십\' 기념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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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손웅정 감독이 아들인 손흥민 선수에게 체벌을 가했다는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 전 축구 국가대표가 ‘학창 시절 선배들에게 몽둥이 세례를 당했지만 나는 결코 후배들을 때리지 않았다’고 밝혔던 자서전 내용 역시 회자되고 있다.



박지성은 2006년 펴낸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에서 “학창 시절 축구선수로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고된 훈련도 경기도 아니었다”며 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박지성은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때만 해도 선배들에 의한 구타가 축구를 비롯한 운동부에 만연해 있었다”며 “선배들은 별 이유 없이 후배들을 때렸다. 나를 때린 선배들에게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얻어맞는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밝혔다. “그저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선배의 몽둥이 세례를 견뎌야 하고,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부당한 폭력을 묵묵해 참아내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박지성은 “학창 시절 셀 수 없을 정도로 선배들에게 두드려 맞으면서 속으로 ‘나는 결코, 무슨 일이 있어도 후배들을 때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켰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서 최고참 선배가 되었을 때도 나는 후배들에게 손을 댄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폭력이 선배들의 권위를 세워주지 않는다. 후배들에게 진정 권위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면 실력으로 승부하기 바란다”며 “제발 폭력은 그만(하자)”고 당부했다.



자서전에 실린 박지성 모친의 편지에서도 당시 상황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박지성의 모친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학창 시절 멍이 시퍼렇게 들도록 맞고 들어와 혹시나 엄마 눈에 눈물이 맺힐까 봐 친구하고 부딪혀서 그렇게 되었다며 겸연쩍게 웃던 속 깊은 네 모습이 선하다”고 썼었다.



박지성의 부친 박성종씨도 2010년 펴낸 자서전 ‘가슴으로 꾼 꿈이 행복한 미래를 만든다’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한 바 있다. 박씨는 “가끔 지성이는 이런 말을 한다. ‘만약 내가 맞지 않고 축구를 배웠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들이) 박지성 축구센터를 세운 이유도 더이상 아이들이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축구를 배우기보다는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축구를 자유로이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앞서 손 감독과 손(SON)축구아카데미 코치 2명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지난 4월 검찰에 송치됐다. 코치 가운데 한 명은 손 감독의 아들이자 손흥민의 친형으로 3월9일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중 피해 아동 ㄱ군의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손 감독은 훈련 중 실수를 이유로 욕설을 하는 것을 비롯해 기본기 훈련은 물론 경기를 잘하지 못했다며 폭언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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