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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하는 전기차 화재…보급 늘자 자동차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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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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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7월 열린 '전기자동차 실화재 진압 시연회'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는 모습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화성 일차전지 제조업체인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를 계기로 배터리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전기 자동차 화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립 소방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전기자동차 화재 대응 가이드에서 국내 전기차 화재는 2017년 1건을 시작으로 해마다 늘어 2022년에는 44건으로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3년간을 보면 2020∼2022년 전기차 화재 건수는 모두 79건입니다.

2020년 11건이던 전기차 화재 건수는 이듬해 24건으로 갑절 넘게 늘었고, 2022년에는 44건으로 다시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2020년 0명이었던 사상자는 2022년 사망 1명·부상 3명으로 늘었습니다.

재산 피해는 같은 기간 3억 6천만 원에서 9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전기차 화재 원인으로는 전체 79건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24건으로 가장 많고, 전기적 요인 18건, 부주의 15건, 교통사고 9건 등의 순입니다.

전기차 화재 장소로는 일반도로가 34건, 주차장이 29건, 고속도로가 6건 등을 차지했습니다.

전기차 화재가 급증한 데에는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며 그만큼 화재 사고도 늘었기 때문으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2017∼2022년 국내 자동차 등록현황을 보면 이 기간 전체 자동차 등록은 2천252만 8천295대에서 2천550만 3천78대로 13% 증가했습니다.

반면 전기차는 2만 5천108대에서 38만 9천855대로 무려 1천450%나 폭증했습니다.

1만 대당 화재 발생비율을 보면 내연기관 차량은 2017년 2.20대에서 2022년 1.84대로 낮아졌으나, 전기차는 같은 기간 0.40대에서 1.12대로 크게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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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진행하는 관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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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불이 날 경우 보통의 내연기관 차량 화재보다 진화하는 데 어려움이 큽니다.

이는 열폭주 현상과 불길을 잡을 전용 소화약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열폭주 현상은 배터리가 자체 과열해 주변 배터리로 열을 옮기며 급속히 연쇄 폭발하는 것을 말합니다.

배터리 팩 내부에서 불이 나면 차량이 순식간 화염에 휩싸이고, 화염 방향도 통상 위로 치솟는 내연기관과 달리 수평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어 주변 차량 등으로 불이 번져가며 피해가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24일 아리셀 전지공장 화재 사고가 발생할 당시 공장 내부를 촬영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리튬 배터리의 '열폭주'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리튬배터리 경우 보통의 분말소화기로는 진화되지 않습니다.

분말이 배터리 내부에 침투하지 못하고, 냉각 효과도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산소를 차단해 불을 끄는 '질식소화 덮개'도 배터리 온도를 낮추지 못해 주변 배터리가 순차적으로 열 폭주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이 때문에 물로 불을 끄는 '주수 소화' 방식으로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분말소화기나 질식소화 덮개에 비해 배터리 냉각과 재발화 방지 등에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빠른 진압을 위해 불이 난 차량에 질식소화 덮개를 덮고서 내부에 물을 계속 주입해 불을 끄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로 배터리 화재를 진화하면 인체에 위험한 불화수소가 발생할 수 있으나 치명적인 수준이 아니고, 사고 주변에 체류하지 않고 물에 쉽게 용해되거나 대기 중으로 빠르게 희석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소방당국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내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함께 리튬과 같은 화학물질에 대한 소화약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섭니다.

올해는 39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전기차 화재 등에 대응하기 위한 장비·기술개발(R&D)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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