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포스코, 수산화리튬 국산화…“철강은 탈탄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남 율촌단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제1공장 가보니…

경향신문

광양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원료창고에 리튬광석 원료(스포듀민)가 쌓여 있다. 포스코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호주서 들여온 광석에서 전량 수입해오던 ‘핵심 소재’ 직접 생산
2차전지 소재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세계 첫 ‘일관 체계’ 구축

“지금 보이는 가루가 리튬광석(원광)을 처리해 리튬 함량을 5~6배 높인 리튬정광(스포듀민)입니다. 리튬광석 1000㎏에서 수산화리튬 25㎏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25일 전남 율촌산업단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제1공장을 찾았다. 원료 보관 창고에 들어서니 가로·세로·높이가 151·50·28m인 대형 컨베이어벨트에 산처럼 쌓여 있는 회백색 가루가 눈에 띄었다. 고운 모래처럼 보이기도 한 이 가루의 정체는 수산화리튬을 만드는 데 쓰이는 스포듀민이다. 이현우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기술품질부장은 “스포듀민은 호주 리튬 광산에서 채굴한 리튬광석을 곱게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스포듀민을 1000도에서 구우면 부피가 1.3배 이상 불어나 리튬을 빼내기에 유리한 조건이 된다. 식힌 스포듀민은 대형 맷돌로 곱게 간 뒤 황산과 섞어 250도에서 한 번 더 가열한다. 이를 다시 물에 녹인 뒤 건조하면 최종 제품인 수산화리튬이 생산된다.

리튬은 전기차용 2차전지를 구성하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중 양극재의 핵심 소재로 쓰인다. 특히 고성능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등) 배터리의 인기로 니켈과 합성이 용이한 수산화리튬 수요가 커졌다.

포스코홀딩스는 2021년 호주 광산개발사인 필바라미네랄스와 82 대 18의 지분율로 합작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을 세웠다. 지난해 11월 2만1500t 규모의 1공장을 준공했으며, 근처에 2공장은 오는 9월 완공될 예정이다. 두 공장의 수산화리튬 생산량은 연산 4만3000t으로, 전기차 약 100만대용 규모다.

이로써 포스코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수산화리튬 생산을 국산화했다. 이복형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경영기획실장은 “호주에서 원료를 확보해 한국에서 가공하기 때문에 전 생산과정이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 내에서 이뤄지는 만큼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 대표 원료인 리튬·니켈 확보와 이를 활용한 양극재·음극재 생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글로벌 유일의 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했다. 광양 율촌산단에는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공장과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2차전지용 수산화리튬 공장, 포스코HY클린메탈의 사용 후 배터리에서 핵심 광물을 뽑아내는 리사이클 공장까지 모여 있어 ‘친환경 자원 순환체계’를 완성했다.

포스코는 그룹의 뿌리인 철강산업에서도 무탄소 철 생산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4일 언론에 처음 공개한 포항제철소 내 전기용융로 시험설비(파일럿 ESF)는 차세대 탈탄소 제철시대를 위한 연구시설로, 올해 1월 완공했다. 전기용융로 시험설비는 다양한 형태와 품질의 직접환원철을 전처리 과정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인다.

앞서 포스코는 1992년부터 쇳물 생산 시 수소 25%를 사용하는 저탄소 기술인 ‘파이넥스(FINEX)’를 개발해 운영 중이다. 하이렉스는 수소 비율을 100%로 올린 수소환원제철 공정이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연구·개발을 지속해 하이렉스 상용기술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윤영식 하이렉스추진반 부장은 “아직 전 세계에 100% 수소만 사용한 환원로는 상용화되지 않았다”며 “탄소를 수소로 대체하겠다는 꿈을 현실화하겠다”고 말했다.

광양·포항 |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5·18 성폭력 아카이브’ 16명의 증언을 모두 확인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