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이슈 신도시 이모저모

"1억5000만원 위약금 물더라도 취소"···집값 치솟는 1기 신도시 무슨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분당 '양지마을'서 배액배상 취소분

"2주만에 3억뛰자 집주인 마음 바꿔"

평촌 두달새 경기 아파트값 상승 1위

분담금 등 우려에 추가 상승은 '글쎄'

"선도지구 탈락시 시세 하락 클 것"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등 1기 신도시 아파트 호가가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다. 규제를 대폭 완화해 가장 먼저 정비할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공모지침이 발표되고 ‘재건축 1호’ 단지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히면서다. 다만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기 위한 기부채납과 공사비 상승에 따른 추가 분담금 등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묻지마식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전용면적 84㎡의 거래가 지난 21일 취소됐다. 매수 희망자는 앞서 가계약금 7500만 원을 지급했는데, 매도자가 배액 배상(가계약금의 2배 배상)을 해주더라도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실거래가가 15억 원대였는데 호가가 2주 만에 3억 원 가까이 뛰자 (매도자가) 마음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지의 현재 호가는 17억 5000~8000만 원이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인분당선 수내역과 맞닿아있는 양지마을은 총 4216가구 규모로 총 5개 단지가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성남시는 선도지구 공모지침에서 ‘통합정비 가구 참여 수’ 점수를 국토교통부 기준(10점)보다 높은 15점으로 책정했다. 이에 분당신도시 내에서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 중 양지마을의 규모가 가장 큰 만큼 수혜가 기대된다는 반응이 주민들 사이에서 나온다.

평촌·일산 신도시 아파트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7일 기준) 경기 안양시 동안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첫째 주(6일 기준)보다 1.18%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 전역에서 가장 큰 상승 폭이다.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평촌동 ‘꿈마을 라이프’ 전용 110㎡ 호가는 지난 19일을 기점으로 기존 12억 원에서 13억 원으로 1억 원 올랐다. 고양시 일산서구 ‘강촌마을’ 2단지 전용 94㎡는 지난 3월 6억 3000만 원에 거래된 후 현재 호가가 8억 3000만 원으로 뛰었다.

거래량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 대비 5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 증가 폭은 성남시가 74%로 가장 높고 안양시(54%), 부천시(36%), 군포시(33%)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두 달 전과 비교해 성남시 분당구(-10%), 안양시 동안구(-4.3%), 군포시(-4.2%) 등 1기 신도시가 위치한 지역의 아파트 매물은 경기 평균 감소 폭(-0.8%)보다 더 크게 줄어들고 있다.

다만 예상보다 낮은 사업성과 공사비 상승 등에 집값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남시와 안양시, 고양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주거여건 등을 고려해 1기 신도시 재건축 단지에 330~350% 수준의 기준 용적률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는 노후계획도시특별법에서 정한 법정 상한 용적률(450%)보다 낮은 수치다. 특별법은 각 지자체가 기부채납 비율로 기존 용적률에서 기준 용적률까지 늘어난 용적률의 10~40% 범위에서, 기준 용적률을 넘어서면 40~70%까지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공사비를 3.3㎡당 900만~1000만 원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오는 2027년 착공 시점이 인허가 지연 등으로 미뤄지면 그만큼 더 뛸 가능성이 높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사실상 많은 혜택이 부여되는 선도지구로 선정된 단지만 재건축이 가능할 것”이라며 “선도지구 경쟁에서 탈락한 단지의 시세 하락 폭은 예상보다 클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