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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민주당 전준위 출범…추대냐? 찬반투표냐? 룰의 전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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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중진 이춘석 의원 전준위원장 선임

현행 당헌·당규엔 단독 출마 시 규정 없어

당내에선 추대와 찬반투표 놓고 의견 갈려

추대 시 반대 여론 수치 확인 어려워 부담↓

투표로 선출된 지도자 권위도 무시 못 해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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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6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와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이재명 전 대표의 단독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관심은 전준위가 마련할 대표 선출 방식에 쏠린다. 당내에선 이 대표를 추대해야 한다는 주장과 찬반투표를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이례적인 대표 연임 도전과 단독 출마 상황에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준위원장으로 4선 이춘석 의원을 선임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은 국회 사무총장과 4선 의원 등 여러 당무와 당직을 맡았다”며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22대 총선에서 전북 익산갑 지역구에서 당선된 이 의원은 율사 출신으로 계파색이 비교적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준위는 전당대회와 관련한 당헌·당규 개정 권한을 갖고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최고위와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보통 전준위가 마련한 안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한다.

문제는 민주당 당헌·당규엔 후보가 1인인 경우엔 어떻게 대표를 선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민주당에선 현재 이 전 대표 외에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가 없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지난 24일 “전준위가 (해당 부분을)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크게 추대와 찬반투표 등 크게 두 가지 방안이 거론된다. 두 방식 모두 장단점은 명확하다. 우선 추대 방식은 이 전 대표에 대한 반대 여론을 수치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부담을 덜 수 있다. 찬반투표 결과 2022년 8월 전당대회에서 당시 박용진 후보를 상대로 거뒀던 77.77%의 득표율보다 낮은 찬성률이 나온다면 정치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당 관계자는 “2년 전 전당대회에선 박 후보의 성향, 이 전 대표와 박 후보와의 관계 등을 모두 고려해 투표했다면 이번엔 이 전 대표에 대한 신임 또는 불신임 성격을 지닐 수밖에 없다”며 “이 대표로선 압도적인 찬성률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표로 선출된 지도자가 지니는 권위를 무시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추대로 대표직에 오르면 여권의 이 전 대표 ‘일극 체제’ 비판 논리에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를 이룬다. 친이재명(친명)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찬반투표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단 신중한 태도다. 한 대변인은 이날 ‘대표 후보가 이 전 대표 한 사람뿐일 경우 선출 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는 아직 가정에 불과하다”며 “이제 전준위와 선관위가 구성됐으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을 아꼈다.

흥행 측면에서도 이 전 대표 경쟁자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연일 제기되고 있다. 정 의원은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 전 대표가 가장 강한 후보이고 유력한 차기 주자이기는 하지만, 차차기를 보면서 당의 젊은 분들, 다른 중진들이 도전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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