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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북, 탄도미사일 시험발사…한미일 훈련 견제 노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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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6일 오전 5시32분께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앞 바다 상공에 북한 탄도미사일의 항적운이 길게 뻗어 있다. 항적운은 대기 속을 지나가는 비행체의 자취를 따라 생기는 연기같은 구름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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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4~25일, 25~26일 두 차례 연속으로 대남 오물 풍선을 날려 보낸 데 이어 26일 오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날 밤엔 다시 오물 풍선을 띄웠다. 지난 25일 한국 육군이 진행한 다연장로켓 ‘천무’ 실사격 훈련,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등이 참가한 가운데 이달말 실시될 한·미·일 훈련 ‘프리덤 에지’ 등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군 당국은 분석했다.



북한은 26일 오전 5시30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동참모본부(합참)가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한 발은 250여㎞를 비행하다가 원산 동쪽 해상에서 공중 폭발했다. 파편이 반경 수㎞에 걸쳐 흩어져 바다에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고체연료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의 성능 개량을 위해 시험발사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비행 마지막 단계인 하강 때 음속의 5배(시속 6120㎞) 이상 속도로 미끄러지듯 활공 비행을 하는 특성을 갖춰, 포물선 모양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탄도미사일 비행 특성에 맞춰 꾸린 방공망으로 요격하기 어렵다. 북한은 한·미 방공망을 피하려고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나섰고, 지난 1월과 4월 신형 중장거리 고체연료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북한 미사일의 항적운(대기 속을 나는 비행체의 자취를 따라 생기는 연기같은 구름)이 서해 백령도와 연평도, 경기도 파주 및 연천에서도 관측됐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평소보다 연기가 많이 발생한 것은 연소가 제대로 안 됐기 때문일 수 있다”며 미사일 추진체 엔진 이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뒤 국가안보실은 이날 오전 인성환 안보실 2차장 주재로 안보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상황 보고를 받고 추가 도발 가능성과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에 앞서 전날(25일)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대남 오물 풍선을 날려보냈다. 또, 해병대가 백령도·연평도에서 정례 해상사격훈련을 재개한 이날 밤에도 오물 풍선을 살포했다. 북한은 남쪽 탈북자단체들의 대북 전단지 살포에 맞대응이라며 지난달 28일부터 대남 오물 풍선을 띄워, 이번이 일곱번째다.



합참은 “북한이 25일 밤부터 26일 오전 9시까지 남쪽으로 띄운 오물 풍선은 250여개이며, 이 가운데 100여개가 경기 북부와 서울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또 이날 밤 다시 날린 풍선은 “북서풍으로 경기 북부 지역에서 남동 방향으로 이동 중”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4일 밤부터 25일 오전까지 북한은 오물 풍선 350여개를 살포해 이중 100여개가 경기 북부와 서울에 낙하했다.



합참은 “오물 풍선 내용물은 대부분 가로 세로 8㎝ 크기 종이 조각이고 안전을 해칠 위험한 물질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풍선에 매달린 물체 무게가 10㎏이라 풍선이 급강하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합참은 “방송은 전략적·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시행할 것이고 이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군은 북 오물 풍선 살포에 맞서 지난 9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한 차례 실시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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