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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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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습 자본주의' 단계로"…신간 '불평등 이데올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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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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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0년대 후반, 한국은 1인당 국민총생산, GDP가 천 달러를 넘어섰고, 절대 빈곤에선 벗어났습니다.

그 후 3만 달러 돌파는 2010년대 후반에 이뤄졌습니다.

유엔무역개발회의는 지난 2021년 7월,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했습니다.

이런 성장의 과실이 모두에 공평히 돌아가지 않았고, 상대적 불평등은 되레 커졌다는 주장을 담은 신간이 나왔습니다.

노회찬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책 '불평등 이데올로기'에서 "한국 사회는 상위 10%의 점유율이 1970년대엔 서유럽 국가들 수준이었지만, 이후 급격한 불평등 심화로 2010년대엔 미국까지 추월하며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 가운데 가장 불평등한 국가군에 편입됐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세계불평등데이터서비스의 자료를 보면, 상위 10%의 국민소득 점유율은 1970년대 30.2% 수준이었지만, 2010년대 46.4%로 크게 늘었습니다.

상위 10%가 절반 가까운 국민소득을 가져가고 있는 겁니다.

최상위 1%의 국민소득 비중은 14.8%로, 하위 50%의 비중 15.9%와 규모와 비슷합니다.

국민이 체감하는 불평등 수준도 심각합니다.

책에서 인용된 한국종합사회조사 자료에 따르면, 소득 격차가 너무 크다는 데 찬성하는 의견은 2003년 이래로 90% 안팎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자신이 받아야 할 정당한 몫을 못 받고 있단 의견도 절반이 넘었습니다.

계층 이동성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라고 책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노력만으로 부를 쌓긴 어려운 시대, 즉 '개천에서 용 난다'는 자수성가의 신화가 사라졌단 겁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사회는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말한 '세습 자본주의'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이 책의 저자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피케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산 불평등이 점점 심화하면, 부의 대물림과 소득 불평등도 커지고, 계급 위치가 대물림되는 '세습 자본주의' 단계로 접어든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조돈문 교수는 "한국의 불평등 체제는 소수의 최대 수혜자가 불만이 누적된 압도적 다수의 피해자에 둘러싸여 언제든 갈등이 폭발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책에서 우려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진송민 기자 mikegog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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