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4차 회의까지는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를 놓고 노사가 각각의 입장만 되풀이하며 신경전을 벌였다면, 이날 회의에서는 본격 논의를 위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내년 최저임금 법정시한(27일)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왔기에 시간이 촉박해진 것이다.
◆ 노동계 "업종별 차등적용은 낙인효과…자영업자 경영난은 임대료·수수료 등 불공정 거래가 원인"
이날 회의에 앞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모두발언을 통해 팽팽한 신경전을 보였다. 주요 쟁점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다.
노동계 대표로 발언에 나선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단일 적용 원칙은 약 37년간 유지되어 왔다"면서 "업종별 차등 적용은 저임금 업종에 대한 낙인 효과, 불공정 거래 문제 등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경영계가 주장하는 자영업자 경영난과 관련해 "근본적인 자영업 경영난의 원인은 최저임금이 아닌 시장구조 문제"라며 "임대료 횡포, 가맹 수수료, 대기업의 과다 경쟁 등 불공정 거래가 근본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최저임금법의 취지는 노동자 생활 안전과 적정 임금 보장"이라며 "차등 적용 논의는 법 취지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독일과 일본은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지 않는 조건에서 상향식 차등 적용을 한다"면서 한국의 경우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06.25 jsh@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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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계 "최저임금 중위임금 60% 넘어서…소상공인 감당 어려워"
반면 사용자 측은 여전히 업종별 차등 적용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현 최저임금 수준은 중위임금의 60%를 넘어섰으며,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현재의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특히 숙박·음식업의 미만율은 50%를 넘어선다"며 "업종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취약 사용자 집단의 지불 능력은 매우 낮아 폐업률 및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보호는 정부가 복지 정책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최저임금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지불금 취약 사용자 집단 상황을 고려해서 구분 적용이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면서 "노동계에서는 구분 적용이 애매한 취약 사용자에게 고용된 근로자들의 생계비 보전이 되지 않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이는 정부가 사회복지 정책이나 EITC(근로장려세제) 조세 정책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오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제6차 전원회의'에서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을 둘러싼 양측의 논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임위는 내년 최저임금 법정 시한까지 차등적용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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