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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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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연락 끊겨" 딸과 발동동…최악 화학사고에 무너진 '코리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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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총 사망자 23명…한국인 5명, 중국인 17명, 라오스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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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전날 이 공장에선 화재로 23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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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 리튬전지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사고로 총 23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외국인이 18명으로, 대부분 시신 훼손이 심해 신원 확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31분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불이 나 23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날까지 사망자 22명, 실종자 1명이었으나 이날 오전 실종자 1명이 사망한 채 발견되면서 사망자가 총 23명으로 늘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국적은 △한국 5명 △중국 17명 △라오스 1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남성은 6명, 여성은 17명다. 이날 화재는 사망자 16명이 발생한 1989년 전남 여수 럭키 화학 폭발 사고 이후 인명 피해 면에서 역대 최악의 화학공장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화재 현장 감식 앞두고… 실종자 추정 시신 1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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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소재 리튬전지 제조공장 아리셀에서 발생한 화재로 30명의 사상자가 난 가운데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경찰·소방 합동 감식이 25일 진행됐다. /사진=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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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는 전날 오후 3시10분 초진됐고 화재 발생 22시간여 만인 25일 오전 8시48분 완전히 진압됐다. 소방은 1·2차 수색 도중 사망자들이 발견된 2층에서 사망자의 것으로 보이는 유품과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신체 일부를 발견했다.

경찰과 소방은 이날 오전 11시쯤 화재 현장 감식을 앞두고 진행된 수색 작업에서 시신 1구를 발견했다. 화재가 발생한 2층에서 발견된 다른 시신과 달리 1층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반이 무너지면서 2층에 있던 시신이 1층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1시53분부터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 합동 감식에 나섰다. 이날 합동 감식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안전관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관리공단 등 9개 기관에서 총 40여명이 참여했다.


고개 숙인 '배터리 공장' 대표… "평소 안전교육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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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모회사 '에코넥스'의 박순관 대표가 25일 오후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화재 현장에서 화재 사고 발생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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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의 모회사 박순관 에스코넥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아리셀 제조 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사의 그 어떠한 노력도 유가족의 슬픔을 대신할 수 없겠지만 큰 책임감을 가지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해 고인과 유가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아리셀 공장 11개동 중 3동 2층에서 리튬전지 포장 과정 중 폭발과 함께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리튬전지는 열과 충격에 취약해 폭발 위험이 높다.

박 대표 측은 리튬 배터리 보관상태로 적절했고 평소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안전 교육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사측은 "보관 상태는 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화재 원인을 조사 중에 있기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대피로와 비상 대피 매뉴얼 등을 표시하고 비치해둬 근로자들이 대처할 수 있게 했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로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가을 결혼 앞뒀는데…" 딸 잃은 아버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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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8시30분 경기도 화성 송산장례문화원. /사진=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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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는 울음 소리만 울려펴졌다. 아리셀 공장 정문에는 주황색 폴리스라인이 쳐졌다. 불이 난 3동의 지붕은 불에 타 완전히 녹아내렸고 벽은 철근만 앙상했다. 떨어져 나온 벽은 3동 아래 바닥에 구부러진 채 놓여있었다. 정문과 3동은 수십미터 떨어져 있었지만 화학 물질이 타면서 나는 냄새가 정문에서도 풍겼다.

올해 가을 결혼을 앞두고 있던 30대 딸을 사고로 잃었다는 A씨는 "딸이 일주일 전에도 불이 났다고 해서 조심하라고 했는데 이렇게 될지 몰랐다"며 "사측으로부터는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중국 대사관으로부터 연락받고 알게 됐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중국인 남성이 중학생 딸과 함께 화재 현장에 왔다. 그는 "사고로 아내가 죽은 것 같다"며 "이 공장에서 일하는데 지금까지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화성(경기)=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화성(경기)=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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