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으로 ‘달러’ 보내줘”…카카오뱅크, ‘달러박스’로 외화 생태계 구축 첫발[SS현장]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SO가 25일 서울 서초구 부띠크모나코에서 열린 ‘달러박스 프레스톡’에서 신규 외환 서비스 ‘달러박스’의 주요 기능과 외화 서비스 생태계 조성 계획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 | 카카오뱅크

[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일상에서 자주, 가까이 ‘달러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겠다.”

카카오뱅크는 25일 ‘달러박스 프레스톡(Press Talk,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외환 서비스 ‘달러박스’를 출시했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해외송금에서 환전까지 외환 서비스 범위를 넓힌 데 이어 다양한 제휴사들과 외환 서비스를 선보이며 새로운 외화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러박스는 카카오뱅크 입출금 계좌를 가진 만 19세 이상 고객이라면 누구나 만들 수 있으며, 1인당 1개만 보유할 수 있다. 달러박스의 최대 한도는 1만 달러로 일 최대 입금액과 출금액은 각각 5000달러와 1만 달러까지다.

달러박스 서비스를 기획한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 오너(SO)는 “카카오뱅크는 이미 해외 송금으로 시장을 바꾼 경험이 있다”며 “이같은 해외송금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새로운 외환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당시, 일반적으로 5만원 수준이던 해외 송금수수료를 5000원까지 줄이는 등 파격적 송금수수료 및 편리한 비대면 송금 절차를 통해 해외송금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시중은행들도 서비스경쟁에 가담했을 정도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다양한 외화 중에서도 ‘달러’에 집중했다. 오 SO는 “카카오뱅크 환전서비스는 일상에서 내가 외화를 소지하고 사용하는 서비스다”며 “특히 달러는 가장 갖고 싶은 자산이면서도 모두에게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며, 모든 외화는 달러에 집중되어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대중들의 관심과 이해도가 높은 ‘달러’를 강조했다. 실제 한국은행의 ‘2024년 4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 통계에 따르면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81%로 달러에 특히 높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 SO는 “기존에는 휴가철에서 여행 목적으로 쓰이고 잊히는 달러였지만, 이제는 달러를 모으고, 쓰고, 선물하고 일상에서 쓸 수 있다”며 “‘달러박스’를 통해 해외송금 시장에서의 혁신을 환전 시장까지 이어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 널리고 널린 ‘외화 서비스’, 차별화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 은행권의 외화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앞서 은행권은 지난 1월 국내 금융사 최초 ‘평생 무료 환전’을 선언한 토스뱅크를 시작으로, 각종 무료 외환 서비스를 선보이며 한차례 격전을 벌인 바 있다. 토스뱅크는 외화통장 출시 105일 만에 계좌 수 100만좌를 넘어섰고, 환전 수수료를 없애 외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이를 기점으로 유사한 서비스가 잇달아 출시되며 환전 서비스의 판도가 급변했다. 은행권은 외화 수요가 높아지자 환전 수수료 면제에 그치지 않고 편의점 할인,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등도 제공해 고객몰이에 한창이다.

카카오뱅크도 ‘달러박스로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슬로건을 강조했다. 달러를 입금하거나 원화로 출금할 때 수수료는 항상 면제되며, 365일 24시간 언제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설명했지만 이 같은 서비스는 이미 경쟁 은행에서 제공된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환전 서비스 전쟁에 뒤늦게 참전한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차별화가 절실한 상태.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SO가 25일 서울 서초구 부띠크모나코에서 열린 ‘달러박스 프레스톡’에서 신규 외환 서비스 ‘달러박스’의 주요 기능과 외화 서비스 생태계 조성 계획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 | 최규리기자 gyuri@sportsseoul.com

이에 카카오뱅크는 ‘달러 선물’ 서비스로 최대 차별화를 뒀다. 오 SO는 “이번 달러박스 서비스 중 가장 강조하는 것은 ‘달러 선물하기’다”며 “기존 외화서비스에서는 전혀 경험할 수 없었을 것이다. 카카오뱅크만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러 선물 서비스는 카카오톡 친구라면 누구에게나 달러를 발송할 수 있으며, ‘행운의 2달러 카드’ 등 메시지 카드를 고르고 금액과 메시지를 입력하면 카카오톡을 통해 간편하게 달러 선물이 보내진다.

선물을 받은 친구는 카카오톡 메시지 창에서 ‘달러 선물받기’ 버튼을 클릭해 달러박스로 받을 수 있으며, 30일 이내 받지 않으면 자동 환급된다. 달러 선물은 하루 최대 500달러, 한 달 최대 5000달러까지 이용할 수 있다.

◇ 환전부터 출금•결제까지, 달러박스로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카카오뱅크는 신한은행과 제휴해 국내 ATM 출금도 가능하게 했다. 다만 현재는 수도권 5곳만 가능한 상태다. 이에 오 SO는 “현재는 수도권 5곳으로 시작했지만 제휴를 통해 전국망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일단 1년 수수료 무료로 시작할 예정”이라며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고객들이 맡긴 달러를 운용해 운용수익을 낸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 외화 자금 조달과 운영을 위한 자금운용본부를 구축했다”며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며 쌓아 온 자금 운용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운용 수익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SO(왼쪽)와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부띠크모나코에서 열린 ‘달러박스 프레스톡’에 참여해 ‘달러박스’에 대한 문의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핀테크 업체 트래블월렛과 제휴를 통해 ‘달러박스’를 기타 통화 환전·해외 결제 서비스에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달러박스 내 트래블월렛 충전하기 페이지에서 통화 종류와 금액을 충전할 수 있으며, 유럽·아시아·북미 등 전 세계 총 70개국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오 SO는 “올해 연말까지는 달러에서 어떤 통화로 환전해 충전하더라도, 환전수수료가 무료”라며 “앱 이동 없이 달러박스에서 직접 트래블월렛을 충전할 수 있어 모바일 이용 편의성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외환뿐 아니라 지급 결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카카오뱅크와 생태계를 구축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트래블월렛과의 제휴를 시작으로 ‘달러박스’ 기반의 외화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핀테크 스타트업 및 국내외 금융사 뿐만 아니라 각종 제휴사들과 협업해 출금, 쇼핑, 해외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달러박스’에 접목해 외연을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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