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 "중국, EU '관세 철회' 설득 시 독일차 관세 인하 제안"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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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자동차 업체에 대한 특혜를 약속하며 독일 정부에 유럽연합(EU)의 관세 인상 철회 설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부장이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가진 로버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장관과 회담에서 독일이 중국산 전기차 추가 관세가 철회되도록 EU를 설득하면 독일의 제조업체에 관세 인하 등의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하벡 부총리는 사흘 일정으로 지난 21일부터 중국을 방문했다. 이는 EU가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최대 48%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중국과의 관련 협상 개시에 합의한 이후 유럽 주요국 관리의 첫 방중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앞서 내달 4일부터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으로 기존 관세 10%에 17.4%∼38.1%포인트의 잠정 관세 추가 부과를 결정했다. 올해 하반기 EU 27개 회원국이 이를 승인하면 향후 5년간 시행이 확정된다. 일단 EU와 중국은 관세 문제에 대해 협의하기로 한 상태다.
익명을 요청한 소식통은 중국이 독일 측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EU의 추가 관세 철회 대가로 배기량이 높은 차량에 대한 기존 수입 관세 인하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중국은 현재 EU에서 수입되는 대형 휘발유 차량에 관세 15%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EU의 중국산 전기차 규제 등을 이유로 중국 내에서 해당 관세를 25%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상태다. 만약 관세 인상이 시행되면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독일 고급 자동차 브랜드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일부 소식통은 중국의 이번 제안에 대해 EU 내에서도 전기차 관세 부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는 점을 이용해 회원국 간 분열로 이번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버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장관이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부장과 회담에서 중국·독일, 중국·EU 경제무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주EU 중국상공회의소 엑스(옛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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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중국의 무역 보복 등으로 인한 자국 산업계의 중국 사업 차질을 우려하며 EU의 추가 관세에 반대하고 있다. 독일 상무부 대변인은 하벡 부총리의 방중 관련 기자회견에서 EU의 추가 관세 조치가 유럽과 중국 간 무역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며 "책임은 전적으로 EU 측에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보흠의 자동차연구센터(CAR)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 독일에 등록된 전기차 11만1000대의 약 14%가 중국에서 생산됐다. 지난해 중국 대 독일 기업이 생산한 전기차는 33만7000대이고, 이 중 약 10%가 EU로 수출됐다.
블룸버그는 독일이 중국의 제안을 받아들여 EU 설득에 성공해 관세 부과가 취소되면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준비하는 다른 국가에도 중요한 신호를 보내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캐나다 재무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전 첫 단계인 30일간의 공개 의견 수렴을 내달 2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은 중국이 과잉 생산된 전기차를 보내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을 약화했다며 관세법 53조 등 모든 대응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캐나다의 수입 차량 관세는 6%다.
한편 일각에서는 협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EU의 추가 관세 부과 시기가 연기될 것으로 본다. 힌리히 재단의 데보라 엘름스 무역 정책 책임자 "협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EU는 언제든지 관세 부과를 연기할 수 있다"며 "중국 당국은 아직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다. 양측이 답을 향해 충분한 진전을 이루고 있는 한 (관세 부과) 시계를 멈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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