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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위키리크스 창립' 어산지, 14년 만에 유죄 인정…자유의 몸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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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문서 수십만건 공개, 14년 만에 유죄 인정…62개월 형 런던에서 이미 마쳐 고국 호주로

머니투데이

지난 3월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고등법원 앞에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미국 송환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미국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어산지에 대해 이날 영국 고등법원은 미 사법당국이 사형 미선고를 보장해야 그를 송환하겠다고 판결했다./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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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WikiLeaks) 창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이번주 미국 간첩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고 자유의 몸이 된다. 미 법무부와의 거래가 성사되면서 영국에서의 투옥을 끝내고 오랜 법적 여정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북마리아나제도 미국 지방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어산지(52세)는 미국 국방 기밀 문서를 획득하고 공개하기 위해 공모한 혐의에 유죄를 인정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 전했다. 어산지는 현지시간 26일 오전 9시 사이판에서 열리는 심리에서 런던교도소에서 이미 복역한 62개월 형을 선고받을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어산지가 해외로 도피, 14년간 사건이 종결되지 않자 법무부가 나서 합의를 유도했다. 미국에서 중범죄는 피의자가 법원에 반드시 출두해야 하나 어산지와 변호인단은 어산지가 기소된 버지니아주 법원에 출두하지 않고도 중범죄 혐의를 인정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어산지가 창업한 위키리크스는 2010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 관한 수십만 건의 미국 군사 기밀 문서를 공개했다. 이는 미국 군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보안 침해 사건이다. 어산지는 결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 시절 위키리크스가 미국 기밀문서를 대량 공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문서는 전직 미군 정보분석가 첼시 매닝이 유출해 넘겨받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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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레퓌블리크 광장에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52)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모여 있다. 어산지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할 마지막 재판이 이날 영국 고등법원에서 시작됐다. 어산지는 지난 2010년 미국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 등을 위키리크스 사이트에 폭로해 국제적인 파장을 불러일으켰었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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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에 공개한 70만 개가 넘는 문서에는 외교 전문과 전쟁터 기록이 포함됐다. 2007년 미국 아파치 헬리콥터가 이라크에서 반군 용의자들을 향해 총격을 가해 로이터 통신 직원 2명을 포함해 12명이 사망한 영상 등이 포함됐다. 해당 영상은 2010년에 공개됐다. 전 CIA 국장인 마이크 폼페오는 위키리크스가 미국 정보요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비국가 적대 정보기관'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아산지에 대한 미 검찰의 기소는 전세계 그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분노를 촉발했다. 그가 위키리크스의 발행인인 만큼 정보를 훔치거나 유출한 연방정부 직원에게 적용하는 혐의를 받아서는 안 되며, 언론의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는 주장에서였다. 미국에서 출판물에 대한 언론의 자유는 수정헌법 제1조에 의해 보호받는다.

어산지는 2010년 스웨덴 당국이 성범죄 혐의로 심문하려고 발부한 유럽 체포 영장으로 영국에서 처음 체포됐으나, 나중에 기각됐다. 스웨덴으로 송환되는 것을 피하려고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도망쳐 7년간 머무르기도 했다. 2019년에는 보석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사관에서 끌려나왔고 곧장 런던의 벨마시 최고 보안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후 그는 벨마시 교도소에 5년간 투옥하며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에 맞서 싸웠다. 이 5년의 구금 기간은 공군 퇴역군인이자 전 정보 계약자였던 리얼리티 위너가 기밀자료 제거 후 뉴스매체에 우편으로 보낸 혐의로 선고받은 63개월 형과 유사하다. 어산지는 벨마시 교도소에 있는 동안 파트너와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에콰도르 대사관에 숨어 지내는 동안 낳은 두 자녀가 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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