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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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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참사 조명한 외신 "韓, 기피 일자리에 외국노동력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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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 공장에서 전날 발생한 화재로 외관이 검게 그을려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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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발생한 경기 화성 전곡해양산업단지에 위치한 리튬 일차전지 공장 화재 사망자 대부분이 외국인 일용직 근로자로 드러난 데 대해 외신은 한국의 외국인 노동력 의존 심화 현상 등을 조명했다.

뉴욕타임스(NYT)와 BBC, 로이터·AP 통신 등은 25일 “한국의 리튬 배터리 공장에서 화재로 22명이 사망했다”며 “사망자 대부분은 중국인 이주 노동자”라고 보도했다.

NYT는 사망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공장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일용직 근로자들이었다는 한국 소방 당국자의 설명을 인용하면서 “수십년간 낮은 출산율로 고통받아 온 한국은 점점 더 현지인들이 기피하는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 이주 노동자들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성과 같은 공업 도시의 많은 농장과 소규모 공장은 이주노동자들 없이 운영될 수 없다”며 “조선족을 포함해 중국인은 한국에서 가장 큰 이주노동자 집단이고, 임시취업비자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약 52만3000명 중 중국 출신 외국인은 10만명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첨단 기술과 제조업으로 유명하지만 오랫동안 화재를 비롯한 인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AP는 피해가 외국인 노동자에게 집중된 배경에 대해 “최근 수십년간 조선족을 포함한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에 일자리를 찾기 위해 이주했다”며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종종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공장직이나 육체적으로 힘든 저임금 일자리를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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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에 위치한 일차전지 제조 공장 아리셀 화재현장에서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에 앞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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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산업 재해가 여전히 잦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BBC는 “리튬 배터리 여러 대가 폭발한 후 한국에서 최소 22명이 사망했다”며 “한국은 전기 자동차부터 노트북까지 다양한 품목에 사용되는 리튬 배터리의 주요 생산국”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수많은 산업 재해로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하게 된 한국의 배경을 언급했다. 로이터는 “한국에서 매년 수십 명의 근로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자 2년 전 산업 재해가 발생한 회사의 임원을 처벌하고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법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산업재해는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화재가 커진 원인으로 꼽히는 리튬 배터리의 위험성도 재조명됐다. 불이 난 아리셀 공장은 리튬 배터리 일차전지를 제조하는 곳으로, 공장 건물에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5000여개가 보관되어 있었다.

이는 이차전지인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서는 화재 위험이 적은 것으로 평가되나, 리튬 자체가 반응성이 큰 금속이어서 고온에 노출되거나 수증기와 접촉하면 폭발해 이번과 같은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튬 배터리 화재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점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배터리 제조업계 전반이 오랫동안 고심해 온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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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안전연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관리공단 등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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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기남부경찰청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건 수사본부는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안전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관리공단 등과 함께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합동 감식을 진행한다. 현재 사망자들은 화성송산장례문화원을 포함해 화성장례문화원, 함백산추모공원 등 5곳에 분산돼 안치됐다. 경찰은 사망자들의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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