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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단독]정부,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통큰 지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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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가동 위한 송전선로 구축

건설 비용 수조 원대 예상

"기업 만족할 수준의 인프라 비용 지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확보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가 통 큰 지원에 나선다.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을 연결하는 전용 송전선로 구축을 위해 드는 비용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다. 세계 각국이 반도체산업에 대한 보조금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인프라 구축에 방점을 두고 대규모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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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이 들어설 이동 남사읍 일대 전경. 중앙을 관통하는 도로가 국도 45호선. 용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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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 등은 용인 반도체 단지 전력난 해결을 위해 드는 비용의 상당 부분을 정부가 보조하는 내용을 담은 반도체산업 지원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골자로 한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방안’과는 별도의 지원 방안이다. 정부 관계자는 “직접 보조금 지원은 아니지만, 기업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인프라 건설 비용 지원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 규모는 수조 원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업계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가동을 위해 필요한 110여㎞ 송전선로 구축에 수조 원대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여년 전 삼성전자가 평택 캠퍼스 가동을 위해 23㎞ 거리의 송전망을 구축할 때 투입한 비용이 4000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평택 캠퍼스와 다른 지형 등을 고려할 때 10여년 전 들었던 비용과 단순 계산해 예측하긴 어렵다”면서도 “대규모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가동을 위해서는 원전 10기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전력을 조달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태안지역에 집결한 전기를 용인까지 끌어오는 송전선로를 구축해 전력을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수조 원에 이르는 비용이다. 한전의 ‘송전선 설비 규정’에 따르면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공급자의 사정으로 필요한 인프라를 설치할 경우에는 수혜를 보는 기업이 건설에 드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직접 수조 원대의 건설 비용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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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인포그래픽/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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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반도체 기업들이 매년 수조 원대에 달하는 전기요금을 납부하는 상황에서 송전망 구축 비용까지 지불하도록 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부담을 지게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안팎에서는 한전의 관련 규정을 이사회 의결로 개정해 정부의 자금 지원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하지만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는 한전 이사회에서 자사 부담을 늘릴 수 있는 의사결정을 꺼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위법인 ‘전기사업법’ 개정 등을 통해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반도체 업계 "인프라 지원 절실"
반도체업계는 보조금 외에도 전력 인프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반도체는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공장이 돌아가는 데다 각종 제조 설비가 투입돼 있다 보니 전력 사용 규모가 상당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에서 전력 소모가 가장 많은 1, 2위 기업에 꼽힌다. 삼성전자의 연간 전력 사용량은 2022년 기준 2만1731GWh에 달했다.

반도체 패권 경쟁에 참여한 미국과 일본, 대만 등 주요국은 전력 인프라 지원을 위한 각종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전력 관련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최근 구마모토현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 공장에서 쓰일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변전소와 송전선을 신설하는 등 분주한 행보를 보였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부와 기업 간 비용을 얼마나 부담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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