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극우·극좌는 분열적 사고에 기초"…
르네상스당 이달말 조기총선 참패 위기 몰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극우·극좌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내전 위험이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달 말로 예정된 프랑스 조기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중도 우파 성향의 르네상스당이 참패할 위기에 몰리자 국민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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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극우·극좌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내전 위험이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달 말로 예정된 프랑스 조기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중도 우파 성향의 르네상스당이 참패할 위기에 몰리자 국민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FP통신·프랑스24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이나 강경 좌파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가 조기 총선에서 이기면 내전이 터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정당이 근본적으로 분열적 사고에 기초한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마크롱 대통령의 설명이다. 특히 현재 지지율 1위 정당인 RN의 공약이 이민자들에게 대한 낙인찍기와 분열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극우파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종교나 출신에 따라 사람을 분류하는 것"이라며 "이는 분열과 내전을 부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좌파 연합 '신인민전선(NPF)'의 일부인 극좌파 정당 LFI도 비난했다. 신인민전선은 LFI와 공산당, 사회당, 녹색당 등 4당 연합으로 구성돼 있다. 그는 "극좌 정당도 종교적 관점이나 자신들이 속한 공동체로만 사람들을 분류하기 때문에 그 이면에는 내전이 있다"고 주장했다.
르네상스당의 가브리엘 아탈 총리도 이날 유럽 1라디오에 출연해 RN의 경제 공약 등을 비난했다. RN이 승리할 경우 프랑스는 재난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도 전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프랑스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해서는 안된다"며 "7년간의 마크롱 주의가 국가를 약하게 만들었는데, 국민연합이 다수당이 되면 모든 프랑스 국민을 위해 반드시 안보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델라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RN이 승리할 경우 총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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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정당들은 마크롱 대통령과 아탈 총리의 발언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프랑스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해서는 안된다"며 "7년간의 마크롱 주의는 국가를 약하게 만들었지만, 국민연합은 모든 프랑스 국민을 위해 반드시 안보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델라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RN이 승리할 경우 총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다.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도 "프랑스 해외 영토인 누칼레도니아 등에서 선거방식을 개정해 시민 불안을 야기하는 것은 마크롱 자신"이라고 맹비난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내전 발언은 그의 정치적 입지가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자신이 던진 조기 총선 승부수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초조함이 극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달 초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에 완패하자 민심을 확인해 혼란을 예방한다며 프랑스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선언했다.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는 오는 30일, 결선투표는 다음 달 7일에 진행된다. 프랑스 총선의 경우 1차 투표에서 후보들이 과반을 얻지 못하면 해당 지역구에서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RN은 지지율 35∼36%로 다수당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르네상스는 19.5~22%로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 27∼29.5%에도 밀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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