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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최저임금 인하론, 정말 자영업자 위한 걸까 [마켓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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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연 기자]

#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하는 법정시한이 임박했지만, 재계 이익단체들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며 '사실상의 인하'를 거세게 주장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법 취지를 훼손하고, 시대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선진국들과 달리 재계와 정부는 일부 산업의 최저임금을 내리는 하향식이기 때문이다.

# 더구나 경총은 최저임금의 사실상 인하가 600만 자영업자를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경총의 주장이 사실일지 검증해봤다. 최저임금의 왜곡된 인하론 첫번째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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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심의가 올해도 법정기한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법정기한은 6월 27일이다. 위원회 1차 전원회의가 지난해보다도 한달 늦게 열린 데다, 최저임금 차등적용과 같은 경영계의 주장이 갈등을 유발하고 있어서다.

다른 나라들은 일부 지역이나 산업의 최저임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차등 적용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정부와 재계는 일부 산업의 최저임금을 내리자며 사실상의 인하를 주장하는 것도 갈등을 유발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여러 차례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을 요구했다. 이유도 석연치 않다. 최저임금 운영위원인 류기정 경총 총괄 전무는 6월 24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자영업자 600만명이 최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각 업종의 실제 상황을 고려해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적용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도 지난 6월 17일 국회 토론회에서 "업종과 지역별로 생산성과 근로강도, 지불능력 등이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을 반영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해 최저임금의 수용성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며 "업종별 구분 적용이 반드시 실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계 이익단체인 경총은 정말 자영업자를 위해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는 얘기일까. 우선 숫자부터 틀렸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550만명대로 600만명에 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자영업자 수는 전체의 20%대에 불과하다. 올해 2월 기준으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407만명, 근로자를 고용했더라도 가족인(무급가족종사자) 경우가 76만명이다. 그래서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자영업자는 143만명이다.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최저임금의 사실상 인하를 택한 것도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직원이 있는 자영업의 경우 1명만 채용한 경우가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직원이 있는 자영업의 경우 1명이 근무하는 비중은 40.1%로 가장 많았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도 종업원 5인 미만 제조업 사업자의 경우 20.9%, 10인 미만은 28.3%였다. 최저임금을 인하해도 일부 사업장을 제외하면 자영업자 대부분은 경영상태를 바꾸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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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 자영업자들의 20%에게 실제로 도움을 주고,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도 있다. 미국이 지난 팬데믹 기간 시행했던 급여 보호 프로그램(Paycheck Protection Program)이 대표적이다.

전제는 고용 유지다. 자영업자들에게 고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해주고, 고용 인원이나 기간 등 조건을 충족하면 대출금 전부나 일부를 면제해주는 정책이다. 캐나다에서 시행한 CEBA(Canada Emergency Business Account)라는 제도도 있다.

캐나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에게 무이자 대출을 해주고, 일정 금액을 상환하면 나머지 금액을 면제해줬다. 그렇다면 실제로 최저임금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어디일까. 이 이야기는 최저임금 왜곡된 인하론 두번째 편에서 이어가보자.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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