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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9 (금)

많이 오른 SK하닉 vs 안 오른 삼성전자… 대표 펀드매니저들에게 뭐 살지를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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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이자 반도체 분야 대표 우량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들어 함께 오르고 있지만, 이달 초까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SK하이닉스가 2000년 이후 최고가를 연이어 경신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8만원 선을 회복했다가 다시 내주는 패턴을 반복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7월 10만9700원에서 1년 뒤인 현재까지 2배 넘게 오르는 동안 삼성전자는 제자리 걸음을 했다.

이쯤에서 일반 개인투자자는 궁금증이 생긴다. 현시점에서 투자 매력도가 더 높은 종목은 삼성전자일까 SK하이닉스일까. 최근 분위기만 보면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일 듯하다. 하지만 너무 많이 오른 것 같다는 점이 변수다. 국내 1등 기업인 삼성전자를 계속 외면하기도 어렵다. HBM 실패를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고, 주력 분야인 D램 가격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고민하는 개미를 위해 조선비즈는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의 주식 투자 베테랑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지금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한 종목을 사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종목을 고르시겠습니까?” 총 11명의 전문가가 응답했다. 투자 고수들의 선택은 어느 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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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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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핵심 밸류체인”

결과부터 밝히면 SK하이닉스 6표, 삼성전자 5표로 SK하이닉스가 살짝 앞섰다. 사실 질문을 던질 때는 SK하이닉스가 압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주가 퍼포먼스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 의견은 뜻밖에 박빙이었다.

SK하이닉스를 꼽은 이들은 예상대로 이 회사의 HBM 경쟁력을 선택 사유로 들었다. 한 전문가는 “지금 시점에서는 엔비디아 AI칩셋에 HBM을 독점으로 공급하는 SK하이닉스를 더 선호한다”며 “올가을 이후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HBM을 공급하면서 3사 경쟁이 치열해지겠지만, 당분간은 SK하이닉스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전문가는 “엔비디아가 앞으로도 그래픽처리장치(GPU) 산업 내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높일 것으로 보이는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핵심 밸류체인”이라며 “주식 투자는 동업할 파트너를 찾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므로 이미 성과를 보여준 곳에 투자하는 게 정석”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점도 투자 포인트로 거론된다. 한 운용역은 “SK하이닉스는 TSMC와 협업으로 이종칩 결합에 대한 고급 정보를 확보하고, 설계부터 양산에 이르는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AI 얼라이언스는 바뀌기 어렵고, 구조적으로 업종 성격이 변화하는 시기인 만큼 핵심 주식을 담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했다.

반도체만 하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만 하지 않는 삼성전자보다 낫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전문가는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시기에는 반도체 사업만 하는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률이 휴대폰·가전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보다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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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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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HBM, 시간의 문제일 뿐

삼성전자 주식을 사겠다고 한 전문가들은 레거시(전통) 제품 수요가 회복 추세라는 점, 삼성전자도 결국은 HBM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가 될 것이란 점, 지금 들어가기엔 SK하이닉스는 가격 부담이 있다는 점 등을 선택 사유로 꼽았다. 한 운용역은 “삼성전자 주가는 그간 오른 폭이 작아서 하락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AI PC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모바일 D램 부족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데, 모바일 D램 비중은 삼성전자가 가장 크다”고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시간의 문제일 뿐 삼성전자가 HBM 기술력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SK하이닉스 주가에 HBM 독점 공급에 따른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는데, 삼성전자가 진입하면 모멘텀(상승 동력)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전문가는 “삼성전자는 HBM뿐 아니라 기존 D램·낸드 업황 반등에 따른 수혜를 크게 누릴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에 삼성전자가 꼭 필요한 존재라는 의견도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HBM 기술은 실패한 게 아니라 준비가 늦은 것이고, HBM3E 12단 샘플은 오히려 삼성전자가 먼저 공급했다”며 “엔비디아 입장에선 향후 수요 증가에 대응하려면 삼성전자의 생산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 실적이 지금부터 역행할 일이 없다는 점에서 주가도 더 빠질 일이 없다고 본다”며 “모두 HBM3만 신경 쓰는데, 삼성전자 역시 HBM2를 판매 중이고 DDR5 등 범용 제품 가격도 올라 올해 실적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문가는 “투자 관점에서 보면 ‘잃을 게 없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하반기에 레거시 D램 마진이 개선되면 SK하이닉스 대비 디스카운트(저평가) 요인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대답은 삼성전자를 사겠다고 했지만, ‘혹평’을 내놓은 투자 전문가도 있었다. 그는 “한번 격차가 벌어지면 다시 뒤집는 게 어려운 것이 이쪽 영역”이라며 “개인적으로 많이 오른 종목을 추가 편입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삼성전자를 찍기는 했지만) 지금 삼성전자는 앞으로 뭐를 하겠다는 것인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체성이 흐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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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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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에 참여한 분들(가나다순)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 ▲김홍석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서윤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팀장 ▲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은기환 한화자산운용 국내주식운용팀 차장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 ▲이찬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주식운용1본부장 ▲이한영 보고펀드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 ▲익명으로 2명 참여

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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