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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베트남, '대나무 외교'로 미·중·러와 균형있는 관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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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베트남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20일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린 국빈 만찬 행사에서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과 건배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것은 11년 만이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트남의 외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9개월동안 미국과 중국, 러시아 정상들이 베트남을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 범죄 혐의로 인해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구속 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베트남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란과 중국, 북한에 이어 푸틴이 네번째로 방문한 국가가 됐다.

베트남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외국 제조업체들의 투자를 유치하는 동시에 지정학적 강국들과도 균형있는 외교를 펼치는 영리함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남아연구소(ISEAS) 유솝-이샥 연구소 연구원 응우옌 칵 장은 푸틴 방문을 앞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베트남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 강화 합의 1년도 안돼 푸틴을 방문시켜 미국을 불편하게 할지는 몰라도 베트남-미국 관계에는 차질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외교를 잘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베트남은 수동적이지 않은 적극적인 중립적인 모습을 통해 정치게임에 빠지지 않고 3개 강국과 균형있는 외교를 통해 이익을 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냉전 시대 종식 후 모든 국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대나무 외교’를 실시해왔다.

그는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양국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시켰다.

또 베트남은 한국과 호주, 일본을 비롯한 미국의 우방과도 같은 협정을 체결해 놓고 있다.

채널뉴스아시아(CNA) 방송은 베트남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맺은 국가들이 베트남과 러시아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이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베트남이 러시아의 무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베트남은 냉전시대부터 러시아로부터 잠수함을 비롯한 무기를 제공받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두나라는 남중국해에서 공동으로 석유와 가스 탐사도 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베트남은 애플을 비롯해 탈중국화를 하려는 기업들이 투자를 선호하는 국가로 부상해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 366억달러를 이끌어냈다.

주목할 것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최대 무기 수입국인 러시아와의 관계는 훼손하지 않으면서 투자를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은 중국과 러시아와도 각각 2008년과 2012년에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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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0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산당 본부에서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오른쪽)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틀간의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했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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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 대통령 방문 3개월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남중국해 영해 갈등에도 베트남과 미래를 공유하자며 관계 강화에 합의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베트남과의 관계가 계속 강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푸틴이 베트남을 떠나자 미국은 대니얼 크리텐브링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베트남을 현지로 급파한다고 발표했다.

크리텐브링크의 베트남 방문에 대해 미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해 베트남과 협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크리텐브링크의 방문 발표와 함께 미국은 베트남이 강력, 독립적이고 번영하도록 지지가 확고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공산당이 실리적인 외교 정책을 통해 주요 제조기지로 자리 잡기위해 서방국가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균형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베트남의 외교정책을 보여줬으며 미국과 서방국가들과의 관계를 훼손시키지 않게 노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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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지난 2023년 12월12일 6년여 만에 국빈 방문한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에 앞서 취재진에 인사하는 모습.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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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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