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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티셔츠가 2000원" 中 쉬인, 국내 본격 진출…패션 업계 반응은 [TF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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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앰버서더에 배우 김유정 발탁, 한국 마케팅 강화 예고
"중소 의류 업체부터 타격 입을 것…시장 전반 장악 우려돼"


더팩트

중국 온라인 패션 플랫폼 쉬인이 최근 배우 김유정을 자사 브랜드 모델로 발탁하면서 한국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국내 패션 업계가 쉬인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쉬인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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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우지수 기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진출 공세가 거센 가운데 초저가 의류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플랫폼 '쉬인'도 한국 마케팅 강화를 예고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에 이은 세 번째 중국 거대 플랫폼이다. 국내 패션 업계는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대형 중국 업체 참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발 패션 플랫폼 쉬인이 국내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일 자사 브랜드 '데이지' 첫 글로벌 앰버서더로 한국 배우 김유정을 발탁해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지난 4월 국내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한지 약 2개월 만의 행보다.

쉬인은 저렴한 의류를 내세우는 패션 전문 쇼핑몰이다. 유행하는 스타일의 옷을 빠르게 만들고 값싸게 판매한다. 쉬인에서 파는 의류 가격은 여성 티셔츠 기준 최소 2000원대다. 남성 티셔츠는 4000원대부터 시작한다. 국내 저가형 의류 플랫폼보다 저렴한 가격대다. 쉬인은 미국, 유럽 등 약 150개 나라에서 3억여 명에 달하는 월간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쉬인이 지난해 전 세계 시장 매출액은 약 450억 달러(62조4000억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국내 패션 업계는 쉬인의 시장 진출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이들은 사업 유형별로 다소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쉬인과 가격 정책이 겹치지 않는 고가 브랜드를 취급하는 업체들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반면 동대문 등에서 의류를 공급받는 중소 의류 사업자들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쉬인이 저가 의류 마케팅으로 시장 영향력을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초저가 의류를 찾는 소비자와 가격대가 있는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는 고객층이 다르다"며 "당장 큰 영향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쉬인과 가격대가 비슷한, 오픈마켓이나 패션 플랫폼에 입점해 의류를 위탁 판매하는 중소 사업자들은 매출에 타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패션 플랫폼 업계는 쉬인 진출에 당장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에서 오래 영업을 이어오며 쌓은 고객 데이터가 있고, 이를 활용해 소비자 취향을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이유다. 배송, 반품 등 고객 관리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한 패션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쉬인이 가격적으로 강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소비자들은 가격만 보고 옷을 구매하지는 않는다. 국내 플랫폼은 정확한 배송, 빠른 반품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더패 고객별 맞춤 제품 추천, 국내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상품 구성 등 서비스도 중국 업체가 짧은 기간에 따라오지는 못할 것"이라며 "국내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이고 중국 플랫폼에 대한 국내 고객의 불안감도 여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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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인 한국 공식 홈페이지 '여성 티셔츠' 카테고리를 가격 오름차순으로 정렬한 모습 /쉬인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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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패션 업계의 걱정 어린 시선은 쉬인의 사업 확장 가능성에 닿아 있다. 초저가 의류에서 시작해 국내 패션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일례로 중국 초저가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진출 이후 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등 대기업 상품을 입점하고 국내 유통망 지분을 확보하려는 행보를 보였다.

쉬인은 앞으로 국내 투자를 계속해서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국의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는 등 마케팅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패션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쉬인이 사업 초반 한국에서 경쟁력을 얻으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빠른 성장은 어려워 보인다. 안정성 등 논란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의류 판매자 입장에서 쉬인은 해외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쉬인이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브랜드 입점에 성공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면 독보적 강점을 가진 경쟁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쉬인 진출에 국내 패션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고 한국 시장에 맞는 상품 전략을 더 세밀하게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갑 재능대 유통물류학과 교수는 "쉬인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영향력을 키워 나갔다"며 "국내 진출한 지금은 과거보다 현금을 더 많이 확보한 상황이다. 쉬인과 비슷한 포지션을 가진 국내 의류 업체들은 타격을 크게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내 패션 기업이 쉬인의 가격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결국 잘 해왔던 것, 한국 소비자를 분석하고 취향을 파악하는 고객 맞춤 서비스를 더 키워야 한다. 중국 업체보다 강점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 다만 지금보다 더 고객층을 세밀하게 설정하고 시장 조사를 위한 투자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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